글라스너 감독의 ‘아름다운 작별 선물’···C.팰리스, 라요 꺾고 사상 첫 유럽 대회 우승 ‘콘퍼런스리그 제패’

잉글랜드 크리스털 팰리스가 구단 역사상 첫 유럽대항전 우승을 차지했다.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던 시즌의 끝에서,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은 구단에 완벽한 작별 선물을 안겼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28일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결승에서 라요 바예카노(스페인)를 1-0으로 꺾었다. 후반 6분 장필리프 마테타가 결승골을 넣었다. 애덤 워튼의 슈팅이 라요 골키퍼 아우구스토 바타야에게 막힌 뒤 흘러나온 공을 마테타가 밀어 넣었다. 이 한 골이 팰리스의 유럽 첫 트로피를 만들었다.
팰리스와 라요 모두 처음 맞는 유럽 무대 결승이었다. 이름값으로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두 팀 모두 노동자 지역을 기반으로 한 강한 팬덤과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클럽이다. 팰리스에는 더 특별한 결승이었다. 애초 팰리스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었다. 그러나 다중구단 소유 규정 문제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했고, 한 단계 아래 대회인 콘퍼런스리그로 밀려났다. 글라스너 감독은 결승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우리가 원래 받아야 했던 유로파리그 자리를 되찾자”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그의 각오대로 선수들은 시종 라요를 몰아쳐 승리를 따냈다.

우승의 의미는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에게도 컸다. 이 경기는 그의 팰리스 고별전이었다. 글라스너 감독은 이미 시즌 종료 뒤 팀을 떠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우승을 “글라스너의 완벽한 작별”이라고 표현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글라스너 감독 체제에서 FA컵, 커뮤니티실드, 그리고 콘퍼런스리그까지 들어 올리며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기를 보냈다.
그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팰리스 분위기는 흔들렸다. 시즌 중반 15경기에서 1승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고, 글라스너 감독을 향한 팬들의 반발도 거셌다. 마크 게히와 에베레치 에제가 떠난 전력 약화 속에 성적이 뒤따르지 않아 팀 안팎의 긴장이 높았다. 그러나 팰리스는 시즌 막판 다시 결집했고, 유럽 무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팰리스는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확보했다. 밀려난 대회에서 우승해 다시 유로파리그로 돌아가는 길을 스스로 열었다.
팰리스의 우승은 거대 자본과 빅클럽 중심의 유럽 축구에서 의미있는 스토리를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변방에서 FA컵 우승팀이자 유럽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그 역사적 장면의 마지막에 글라스너가 있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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