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뷰티 일본 진출… 품질은 기본, 그다음은 ‘신뢰·세무·디지털 마케팅’이다

황정호 기자 2026. 5. 2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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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EAUTY JAPAN SUMMIT 2nd, 일본 유통 진출 위한 실전 전략 공유
Poco’ce 어워드 활용부터 현지법인 설립·소비세·인보이스 제도까지 점검
X 중심 입소문, 인플루언서 전환, 초월 번역… 일본형 디지털 마케팅 해법 제시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B2 스파크플러스 세미나룸에서 열린 ‘2026 K-BEAUTY JAPAN SUMMIT 2nd’는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뷰티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실전형 세미나로 마련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탱크 퍼블리케이션즈의 엠마 왓킨스 기획부 수석, 스타시아 노부하라 회계사, 트렌드피크 나현식 대표. (사진=AI로 재구성)

K-뷰티의 일본 시장 진출 전략이 한층 실무적인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본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신뢰 신호를 만들고, 현지 유통과 세무 구조를 이해하며, 일본 이용자의 언어와 플랫폼 문법에 맞춘 디지털 마케팅까지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B2 스파크플러스 세미나룸에서 열린 ‘2026 K-BEAUTY JAPAN SUMMIT 2nd’는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뷰티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실전형 세미나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 유통 진출과 바이어 상담, 현지 세무와 허가, 인공지능(AI) 통역·번역, 디지털 마케팅, 지속가능한 전시 부스 전략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이 중 테크42는 일본 뷰티 전문 매거진 Poco’ce를 제작하는 탱크 퍼블리케이션즈의 엠마 왓킨스 기획부 수석이 발표한 ‘Poco’ce 잡지 내 어워드 게재와 활용법’, 일본 회계법인 스타시아의 노부하라 회계사가 짚은 ‘일본 진출에 필요한 회계·세무’, 트렌드피크 나현식 대표의 ‘일본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세션을 중심으로 K-뷰티 일본 진출의 핵심 과제를 살펴봤다.

“일본 소비자는 구매 전 확인한다”… 포코체가 제시하는 신뢰 기반 브랜딩

이날 행사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탱크 퍼블리케이션즈의 엠마 왓킨스 기획부 수석은 일본 여성지 Poco’ce(포코체)의 매체 특성과 어워드 활용법을 설명하며 “일본 진출 브랜드가 단순 광고보다 제3자 평가와 활용 가능한 브랜딩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테크42)

일본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가 넘어야 할 첫 관문은 품질만이 아니다. 일본 소비자에게 ‘믿을 만한 제품’으로 인식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날 행사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탱크 퍼블리케이션즈의 엠마 왓킨스 기획부 수석은 일본 여성지 Poco’ce(포코체)의 매체 특성과 어워드 활용법을 설명하며 “일본 진출 브랜드가 단순 광고보다 제3자 평가와 활용 가능한 브랜딩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코체는 2003년 5월 창간 이후 도쿄 도내에서 발행돼 온 여성 잡지다. 매월 발행되며, 도쿄 주요 지하철역과 역 주변에 비치되는 프리 매거진 형태로 배포된다.

왓킨스 수석은 포코체의 주요 독자를 30대 여성, 특히 도쿄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저가 제품만을 찾기보다 자신을 위해 조금 더 좋은 화장품이나 미용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 여력을 갖춘 층이다. 해외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 K-뷰티 브랜드가 공략할 만한 독자층과 맞닿아 있다.

왓킨스 수석이 주목한 일본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였다. 한국 뷰티 시장에서는 성분, 효능, 사용 전후 변화 등 즉각적인 정보 전달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일본 소비자는 제품이 좋아 보이더라도 바로 구매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사용 후기, 리뷰, 매체 노출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제품이 어떤 상을 받았는지, 어떤 매체에서 소개됐는지, 제3자가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가 구매 불안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왓킨스 수석은 브랜드가 직접 발신하는 광고와 편집부가 다루는 기사형 콘텐츠의 차이도 짚었다. 브랜드 광고는 주로 “어떤 성분이 들어 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식으로 기능을 설명한다. 반면 잡지 기사나 어워드 콘텐츠는 편집부와 필자가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 왓킨스 수석은 “이 차이가 일본 소비자에게는 광고보다 검토 가능한 정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일본 소비자는 어떤 제품이 좋아 보인다고 느꼈을 때 곧바로 구매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해보고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먼저 찾아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입소문이나 리뷰를 검색하고, 다른 매체에서 어떻게 소개됐는지도 확인합니다. 여러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조사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을 받았는지, 어떤 매체에서 인정받았는지처럼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명확할수록 안심하고 구매하는 인상을 받습니다.”
포코체가 운영하는 ‘베스트 뷰티 어워드’는 이런 맥락에서 소개됐다. 해당 어워드는 매년 6월과 12월, 연 2회 진행된다. 여름과 겨울의 피부 관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지=발표자료)

포코체가 운영하는 ‘베스트 뷰티 어워드’는 이런 맥락에서 소개됐다. 해당 어워드는 매년 6월과 12월, 연 2회 진행된다. 여름과 겨울의 피부 관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습도와 산뜻한 사용감, 겨울에는 건조함과 보습력이 주요 관심사가 된다. 어워드 대상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건강기능식품, 오럴케어 등 뷰티 전반을 포괄한다.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미용 클리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도 반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워드 수상이나 잡지 게재 자체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왓킨스 수석은 “브랜드가 어워드 마크, 표지 이미지, 기사 이미지를 전자상거래 상세 페이지, 아마존, 라쿠텐, 큐텐, 자사몰, 랜딩페이지, 보도자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시회 부스 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바이어가 방문하는 전시회에서는 잡지 표지나 어워드 마크가 부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왓킨스 수석은 “브랜드가 어워드 마크, 표지 이미지, 기사 이미지를 전자상거래 상세 페이지, 아마존, 라쿠텐, 큐텐, 자사몰, 랜딩페이지, 보도자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시회 부스 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발표자료)

“자사 전자상거래 사이트나 일본에서 많이 사용되는 아마존, 라쿠텐 같은 플랫폼의 상품 페이지에서 어워드 마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품 사진 위에 마크를 넣거나 표지 이미지를 함께 활용하면 일본 잡지에도 소개된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잡지 표지를 비치하거나 기사를 인쇄해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던 일본 바이어가 ‘이 제품은 잡지에 실렸구나’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왓킨스 수석은 결론적으로 일본 진출 브랜딩은 ‘한 번 노출’이 아니라 ‘반복 활용’의 문제라고 정리했다. 잡지에 실렸다는 사실이 한 번 읽히고 끝나면 단발성 홍보에 그친다. 하지만 그 지면과 어워드 마크를 어디에, 누구에게, 얼마나 반복적으로 보여줄 것인지 설계하면 일본 소비자와 바이어에게 신뢰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

발표 말미, 왓킨스 수석은 “K-뷰티 브랜드 입장에서는 일본 매체 노출을 단순 홍보가 아닌 현지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법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본 진출 전 반드시 따져야 할 회계·세무 변수

이날 행사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회계법인 스타시아의 노부하라 회계사는 일본 진출에 필요한 회계·세무 전반을 사전 검토, 설립 단계, 거점 운영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일본 진출은 마케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인 형태, 자본금, 은행 계좌, 세무 신고, 소비세, 인보이스 제도, 주재원 소득 신고까지 준비해야 할 행정·세무 이슈가 이어진다. 역시 이날 행사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회계법인 스타시아의 노부하라 회계사는 일본 진출에 필요한 회계·세무 전반을 사전 검토, 설립 단계, 거점 운영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그가 먼저 짚은 것은 일본 진출 형태다. 기업이 일본 시장에 들어갈 때 선택할 수 있는 형태는 크게 연락사무소, 지점, 현지법인이다. 연락사무소는 정보 수집이나 시장 조사 같은 보조적 활동만 할 수 있다. 영업활동은 불가능하다. 등기가 필요 없고 설립 기간도 짧지만, 일본 은행 계좌 개설이나 실제 영업활동에는 제약이 크다. 노부하라 회계사는 실제 일본 진출에서 연락사무소를 선택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부하라 회계사는 “일본 진출 형태는 크게 연락사무소, 지점, 현지법인으로 나눌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사진=테크42)

지점과 현지법인은 모두 영업활동이 가능하고 등기도 필요하다. 설립에는 대체로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세무 신고에서는 차이가 크다. 지점은 한국 본사의 일부로 취급되기 때문에 일본에서 세무 신고를 한 뒤 한국 본사에서도 합산 신고가 필요하다. 반면 현지법인은 일본 내 별도 법인으로 운영된다. 노부하라 회계사는 “일본 진출 형태는 크게 연락사무소, 지점, 현지법인으로 나눌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연락사무소는 정보 수집이나 시장 조사 같은 보조적 활동으로 제한되며 영업활동은 할 수 없습니다. 지점과 현지법인은 모두 영업활동이 가능하지만, 지점은 한국 본사의 일부로 취급되기 때문에 세무 신고가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실제 진출 사례를 보면 압도적으로 현지법인이 많습니다.”

자본금도 중요한 변수다. 일본 회사법상 현지법인은 1엔 이상이면 설립 등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일본 진출 지원 사례에서는 최소 500만 엔 정도의 자본금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노부하라 회계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비자, 사무실, 인력, 초기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수천만 엔 규모의 초기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지점은 자본금 개념이 없지만, 일본 세법상 자본금 규모에 따라 세무상 취급이 달라지는 부분이 많다. 한국 본사의 자본금 규모가 이미 크다면 일본 내 지점 규모가 작더라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노부하라 회계사는 “설립 과정에서 기업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은 자본금 송금”이라며 “일본 주식회사를 설립하려면 등기 전 자본금을 일본 금융기관 계좌에 납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아직 법인 등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법인 명의의 은행 계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는 주주가 일본 은행 계좌를 갖고 있다면 그 계좌를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 모회사가 일본 계좌를 보유한 경우는 드물다. 대표이사나 임원의 일본 계좌, 또는 제3자 계좌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하는 경우 일본 금융기관 계좌에 자본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문제는 등기 전 단계이기 때문에 일본 현지법인의 은행 계좌가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일본에서 은행 계좌를 보유한 사람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이 부분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설립 일정 자체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또한 노부하라 회계사는 세무 신고와 관련해 청색신고 승인신청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법인 설립 후 여러 서류를 여러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청색신고 승인을 받지 않으면 결손금 이월이 불가능해지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진출 초기에는 매출보다 비용이 커 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결손금을 이월해 향후 이익이 발생했을 때 법인세 부담을 낮추려면 초기 신고 절차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부하라 회계사는 세무 신고와 관련해 청색신고 승인신청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법인 설립 후 여러 서류를 여러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청색신고 승인을 받지 않으면 결손금 이월이 불가능해지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지=발표 자료)

이어 노부하라 회계사는 “일본의 법인 과세 체계도 한국 기업에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법인세라고 부르지만 실제 부담은 법인세, 지방세 성격의 주민세, 사업세 등이 결합해 결정된다. 기업 규모, 자본금, 과세소득 구간, 소재지에 따라 실효세율과 세무상 취급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 세율만 보고 진출 형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기업은 사업세 항목에서 급여, 임대료 등 부가가치 기준 과세나 자본금 기준 과세가 적용될 수 있어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소비세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일본 소비세는 일반적으로 10%이며, 식료품이나 신문 등 일부 품목에는 8% 경감세율이 적용된다. 구조는 매출 소비세에서 매입 소비세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하다. 그러나 면세사업자 판단 기준과 인보이스 제도에서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2년 전 과세 매출이 1000만 엔 이하이면 면세사업자가 될 수 있다. 노부하라 회계사는 “설립 초기처럼 2년 전 기준기간이 없을 때는 자본금 1000만 엔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소비세는 기본적으로 2년 전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년 전 과세 매출이 1000만 엔 이하이면 면세사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기준기간이 없기 때문에 자본금 1000만 엔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자본금이 1000만 엔 미만이면 설립 초기 소비세 부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인보이스 제도도 한국과 다르다. 일본의 인보이스는 한국의 세금계산서와 유사하지만, 한국처럼 정해진 단일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각 회사의 인보이스에 기재하면 효력이 인정된다. 종이 인보이스와 PDF가 함께 사용되는 등 전자화 수준과 운용 방식도 한국과 차이가 있다. 또 일본에 거점이 없더라도 한국 본사가 일본 창고에 상품을 보관하고 일본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 일본 소비세 과세 대상이나 신고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주재원 파견 시 개인 소득세와 주민세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 급여는 일본에서 원천징수와 연말정산을 하고, 한국 급여는 한국에서 원천징수한다. 그러나 해당 주재원이 일본 거주자가 되면 두 소득을 합산해 일본에서 확정신고해야 할 수 있다. 일본 주민세는 과세소득의 10%로, 한국의 주민세가 소득세의 10%인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다. 또한 전년도 신고 결과에 따라 다음 해 6월부터 부과되기 때문에, 일본 주재 2년 차에 급여가 올라도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은 X에서 시작해 인플루언서로 전환한다”… 트렌드피크가 본 디지털 마케팅 문법

이날 ‘일본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나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뷰티 마케팅 방식이 비슷하면서도 결정적인 순서가 다르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진=테크42)

일본 뷰티 시장에서도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다만 트렌드피크 나현식 대표가 주목한 차이는 플랫폼 활용의 ‘순서’였다.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통해 초반 관심을 만들고 숏폼·캐러셀 콘텐츠로 검색과 구매 전환을 연결하는 방식이 익숙하다. 반면 일본에서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먼저 입소문을 만들고, 그 반응을 다른 채널로 확산한 뒤 인플루언서 콘텐츠로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일본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나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뷰티 마케팅 방식이 비슷하면서도 결정적인 순서가 다르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통해 첫 관심을 만들고, 숏폼·캐러셀 콘텐츠와 시딩 콘텐츠로 검색과 구매 전환을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본은 X에서 첫 입소문을 만들고, 이후 콘텐츠를 확산한 뒤 인플루언서를 통해 구매 전환까지 유도하는 흐름이 강하죠.”

나 대표는 먼저 트렌드피크가 바라보는 브랜드사의 문제를 언급했다. 숏폼 콘텐츠 제작 환경은 AI 도구와 영상 제작 도구의 발전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그러나 만들어진 콘텐츠를 어디에, 어떻게 올려 확산할 것인지는 여전히 브랜드의 큰 고민으로 남아 있다. 특히 인기 채널에 콘텐츠를 한 번 올리는 비용이 제각각으로 책정되는 상황에서, 시장에는 합리적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이 나 대표의 생각이다.

트렌드피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널픽’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와 마케팅 채널이 장기적으로 협업하려면 단순 업로드 비용보다 실제 조회수와 성과에 기반한 정산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피크는 자체적으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3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누적 팔로워는 약 420만 명 규모라고 소개했다.

나 대표는 일본 시장의 성장성과 진입장벽도 함께 짚었다. 일본 뷰티 시장은 성장 여력이 크지만, K-뷰티 브랜드에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 대표는 일본과 한국의 뷰티 트렌드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리버스 에이징, 예방적 스킨케어, 생활 속 세부 관리 등 거시적 트렌드는 양국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다만 나 대표가 지적한 차이는 매체 활용의 순서였다.

“일본 시장을 들여다보면 한국 뷰티 시장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지점이 있습니다. 거시적인 뷰티 트렌드 자체는 국내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희가 포착한 차이는 매체를 활용하는 순서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초반에 적극 활용하지만, 일본은 X부터 활용해 첫 관심을 형성하는 흐름이 강합니다.”
나 대표는 일본 시장의 성장성과 진입장벽도 함께 짚었다. 일본 뷰티 시장은 성장 여력이 크지만, K-뷰티 브랜드에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나 대표가 X를 일본 뷰티 마케팅의 출발점으로 본 이유는 이용자 행동 때문이다. 일본 여성들은 X에서 뷰티 정보를 탐색하고, 제품 후기를 확인하며, 실시간 입소문을 접한다. 나 대표는 “일본의 15~3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상당수 여성이 X를 통해 뷰티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X는 단순한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후기 탐색과 제품 검증이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X의 콘텐츠가 일본 로컬 인스타그램 채널로 재가공된다는 점이다. 나 대표에 따르면 일본의 로컬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자들은 X에서 먼저 정보를 찾고, 반응이 좋은 게시물을 자신들의 페이지에 맞게 재구성해 업로드한다. 이때 X에서는 ‘날것’에 가까운 이미지와 진정성이 통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보기 좋게 정리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오히려 X에서 지나치게 예쁜 콘텐츠는 광고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플루언서 콘텐츠의 변화도 소개됐다. 기존에는 얼굴을 드러내고 직접 제품을 리뷰하는 비주얼 중심 인플루언서가 많이 활용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인플루언서 본인보다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의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나 대표의 설명이다. 얼굴과 이미지보다 제품 정보, 실제 사용감, 제품이 잘 보이는 구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나 대표는 메인 미디어 외에 일본 초기 시장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는 채널로 퍼스널 컬러 진단 서비스 ‘컬러버’를 소개했다. 컬러버는 국내 1세대 퍼스널 컬러 진단 서비스로, 오프라인 진단에서 출발해 온라인 진단 서비스로 확장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홍콩, 필리핀 등 해외 이용자가 유입되고 있으며, 일본 이용자들도 서비스 안에서 제품 사용 경험과 진단 결과를 피드 형태로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런 커뮤니티형 채널을 통해 입점과 판매, 초기 시장 테스트를 시도할 수 있다.
나 대표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은 초월 번역(Transcreation·창의적 현지화 번역)이었다. 단순 번역이 문장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라면, 트랜스크리에이션은 현지 이용자의 표현 방식, 유행어, 정서, 플랫폼별 문법까지 반영해 콘텐츠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이미지=발표 자료)

이어 나 대표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은 초월 번역(Transcreation·창의적 현지화 번역)이었다. 단순 번역이 문장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라면, 트랜스크리에이션은 현지 이용자의 표현 방식, 유행어, 정서, 플랫폼별 문법까지 반영해 콘텐츠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일본 로컬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할 때 가장 많이 막히는 부분은 초월 번역입니다. 초반에는 국내 계정의 콘텐츠를 그대로 미러링해 일본 쪽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AI나 번역 도구만으로는 현지 이용자에게 의미 있는 표현과 유행어, 감성을 충분히 담기 어렵습니다. 그런 감성을 반영한 번역이 이뤄져야 높은 반응을 얻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날 세션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킨 것은 일본 시장 진출의 기준 변화였다. K-뷰티 브랜드는 이미 제품력과 속도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 법인과 세무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 현지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 품질은 출발점일 뿐, 신뢰와 실무, 디지털 현지화가 다음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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