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는 변태(變態)의 예술!

[골프한국] 숲의 곤충들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애벌레로 태어나 잎을 먹고, 번데기로 스스로를 봉인한 뒤, 마침내 나비로 날아오른다. 그 사이에는 반드시 정지의 시간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 고요 속에서 몸은 해체되고, 다시 조립된다. 이것이 자연이 선택한 진화의 방식, 변태다.
골프도 같은 길을 걷는다. 어느 날까지는 열심히 연습해도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구간, 공이 맞지 않고 스윙이 낯설어지는 시기가 있다. 많은 골퍼들이 이때 골프를 그만두거나 장비를 바꾼다. 그러나 사실 바뀌어야 할 것은 스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그 시기는 실패가 아니라 번데기 속에 들어간 시간이다. 변태란 기존의 몸을 버리는 일이다. 애벌레는 자기 몸을 녹여 전혀 다른 구조로 다시 태어난다.
골프에서도 오래 써온 습관, 편하지만 한계가 분명한 스윙을 과감히 놓아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임시로 더 나빠지고, 방향을 잃은 듯 흔들리지만, 그 혼란이 바로 재구성의 신호다.
탈피는 더 고통스럽다. 뱀은 자신의 껍질을 찢고 나와야 하고 매미는 껍질을 째고 나와 몸을 비틀어야 하늘을 얻는다. 게도 성장을 위해 껍질을 벗어야 한다.
골퍼 역시 한때의 성공, 싱글이던 시절, 잘 맞던 옛 감각을 벗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과거의 영광은 필경 가장 단단한 껍질이 된다. 그래서 진짜 고수가 자주 낯선 골퍼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어제의 자신을 버리고, 오늘의 어색함을 견뎌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 스윙이 불안해질 때 도망치지 않고, 그 불안을 통과해야 새로운 균형을 만들 수 있다.
골프란 결코 선형적(線型的)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계단처럼 오르지도 않는다. 오히려 해체와 조립, 탈피라는 재탄생의 원을 그리며 진화한다. 익숙함을 깨고, 다시 서툴러지고, 그 끝에서 더 깊은 안정에 이르는 길을 택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공이 맞지 않는 시기를 축복처럼 맞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당신의 골프가 다음 생으로, 더 높은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기술이 아니라 변태의 예술이다. 날개를 얻기 전의 고요와 혼란을 견딜 수 있는 자만이 마침내 더 넓은 하늘을 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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