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타이펙스]⑧한국의 '검은 반도체', 태국 홀린 비결은

윤서영 2026. 5. 2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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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타이펙스 아누가
대상·동원, '김'으로 동남아 공략
올라탄 한류 열풍…수출액도 '쑥'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 참여한 대상의 부스 전경./사진=윤서영 기자 sy@

[방콕=윤서영 기자] 이른바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산 김이 동남아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한식 레시피가 확산되면서 한국산 김 특유의 감칠맛과 건강한 식재료라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 '타이펙스 아누가 2026' 현장에서도 이 같은 열기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효자네 효자야"

김은 한국 수산업의 수출 효자이자 어촌 소득을 견인하는 전략적인 산업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수산물 수출 품목 '부동의 1위'였던 참치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대부분 원양산인 참치와 달리 김은 전량 국내 연안에서 생산되는 만큼 지역 어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도가 높다.

이에 정부도 김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한국 김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김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23년에는 오는 2027년까지 연간 김 수출액 10억달러(1조5014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제1차 김 산업 진흥 기본계획'도 발표했다.

대상이 김 육상 양식을 위해 전남 고흥군에 조성했던 1차 시범 양식장 전경./사진=대상 제공

최근에는 '제3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김 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한 차세대 전략도 내놨다. '김 품질 등급제'를 본격 도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김 양식장을 연안에서 외해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김 산업을 미래형 수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에 힘입어 한국산 김 수출액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3352만달러(1조7021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목표치인 연간 김 수출액을 웃도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역시 2억9106만달러(4371억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도 역대 최대 수출을 다시 한 번 경신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현지 맞춤화

최근 우리나라의 김 수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태국'이다. 태국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은 4위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미국에 이은 2위를 차지하며 수출이 급증했다. 실제로 이 기간 김의 태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4% 늘어난 4111만달러(617억원)로 집계됐다. 한국산 김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한 셈이다.

이에 대상과 동원F&B는 이번 타이펙스 아누가에서 김 카테고리를 앞세웠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 중인 김 스낵 브랜드 '마마수카'를, 동원F&B는 대표 브랜드 '양반'을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이들 브랜드가 주력하고 있는 제품 대부분은 할랄 인증을 받아 무슬림 소비층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 참여한 동원F&B의 부스 전경./사진=윤서영 기자 sy@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략은 현지화다. 두 기업은 한국에서는 반찬 개념이 강한 김이 동남아에서는 스낵으로 인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상은 기존 김 외에도 전통 김부각을 스낵 형태로 만든 '슈퍼 크리스피 씨위드 칩스'부터 '스틱형 김자반', 둥글고 길쭉한 과자 형태의 '롤 김스낵'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동원F&B 역시 '크리스피롤(데리야끼·칠리)'과 '핫바삭김', '와사비김', '불고기김' 등을 통해 입맛 공략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이번 타이펙스가 동남아 시장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 단백질 함량이 다른 식품군보다 비교적으로 높고 상온 보관과 유통이 용이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성이 큰 품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상은 오는 2030년까지 김을 비롯한 주요 품목을 통해 동남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산 김을 통한 인식 개선도 바라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한국산 김이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 김을 뜻하는 일본어 '노리(のり)'가 해외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원초 대부분이 한국산인 만큼 김이라는 한국 고유 명칭과 브랜드 정체성을 세계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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