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전쟁 공포 넘고 '트리플 신고가'…AI 다음은 소비주였다
마이크론만 질주 엔비디아·AMD는 차익실현
호르무즈 완화 기대에 유가 급락
![지난 26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자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잠재적인 합의 가능성에 힘입어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승세를 보였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552778-MxRVZOo/20260528063152539ybgo.jpg)
이란과 미국 간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중동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자 투자자들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몰려들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이전과 다른 흐름도 감지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일변도였던 상승세가 소비재와 경기방어주로 확산되며 '랠리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6% 오른 5만644.28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7520.36, 나스닥 지수는 2만6674.73으로 각각 강보합 마감하며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3대 지수가 동시에 신고가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AI만 오른 게 아니다"…소비·헬스케어로 번진 랠리
이번 랠리의 특징은 시장 주도주가 일부 달라졌다는 점이다. 최근 증시를 폭등시켰던 AI 반도체주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날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마이크론은 이날도 3.64% 상승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UBS가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하고 "AI 시대가 메모리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비디아(-1.05%), AMD(-1.66%), 인텔(-1.42%) 등 주요 반도체주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장중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대신 이날 시장은 소비재와 헬스케어 업종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프록터앤드갬블(P&G)이 3% 넘게 상승했고 홈디포와 나이키, 유나이티드헬스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AI 기대감만이 아니라 미국 소비와 경기 자체에 대한 낙관론도 다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이를 "랠리의 건강성 확대"로 평가하고 있다. 숀 클라크 클라크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제는 시장 전체가 상승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 "S&P500 8000 간다"…월가 목표치 상향 경쟁
월가의 낙관론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연말 S&P500 목표치를 기존 7600에서 8000으로 올렸다.
최근 미국 증시는 중동 전쟁과 고유가,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AI 투자 확대와 기업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AI가 단순 테마를 넘어 새로운 산업혁명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HBM·전력망·냉각 인프라 등 AI 관련 산업 전반으로 자금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 유틸리티, 산업재, 로봇 관련 종목들까지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 급락에 시장 안도…이제 시선은 PCE로
증시가 상승한 또 다른 핵심 배경은 국제유가 급락이다.
이란 국영매체가 종전 협상안 초안을 공개하면서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5%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94달러선까지 내려왔고 WTI 역시 88달러대로 하락했다. WTI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한 달여 만이다.
최근 시장은 고유가가 미국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해왔다. 유가가 진정세를 보이자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의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28일 발표되는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PCE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물가 지표다.
만약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확인될 경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AI 기대감과 금리 불안이 공존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