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탱크데이’ 밈 확산…연이은 사과에도 ‘극우’ 상징된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스타벅스가 극우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격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음에도 스타벅스와 극우가 결합된 각종 ‘밈’ 콘텐츠가 확대 재생산되는 중이다.
27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한 극우 스타벅스 밈 콘텐츠가 다수 게재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합성물, 스타벅스의 로고인 ‘세이렌’이 탱크를 몰고 악마로 묘사된 북한·중국 주민들을 깔아뭉개는 만화컷, 스타벅스를 ‘빨갱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규정한 포스터 등 극우의 대표 브랜드격으로 스타벅스가 소비되는 모습이다. 극우 전범의 상징인 독일 나치와 스타벅스를 추앙하는 듯한 합성물까지 등장했다.
유명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 보수 정치인들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전한길씨는 스타벅스 커피로 건배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며 “자유의 맛”이라고 말했다. 배우 최준용씨와 가수 JK김동욱씨 등도 SNS에 “커피는 스벅이지” “스벅 사랑은 계속된다” “가고 싶으면 간다” 등의 게시글을 남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선거운동복 차림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진을 올렸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지난 22일 인교재 국힘 수원시장 후보 지지 유세 현장에서 “오늘 중으로 스타벅스 가서 인증사진 찍어서 올리세요”라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극우의 상징처럼 소비되는 현상이 막상 스타벅스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그룹 차원에서 자체 진상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논란이 더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차원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부담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브랜드 이미지와 ‘정치적 올바름’(PC) 등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대외적으로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내세우며 인종, 성별, 소수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스타벅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선도적으로 퇴출하기도 했다. 제품을 주문하지 않아도 매장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한 방침도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본사 철학의 사례로 평가돼왔다.
미국 본사는 한국 스타벅스 논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사가 한국 스타벅스에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조항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국 본사는 한국 사업 운영 중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하게 실추될 경우 신세계의 스타벅스코리아 보유 지분을 시장 가치보다 35% 할인된 가격에 되살 수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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