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전력 수요 분석, 연 1100억 절감 기대”
변전소 데이터 9만5000개 기반
AI로 첨단 전력설비 최적 운영
전력망 안정성-경제성 동시 확보

최근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차 보급 증가, 재생에너지 확산 등 전력 사용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기존 전력망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동해안 지역처럼 대규모 발전설비는 집중돼 있지만 송전망 용량에 한계가 있는 지역에서는 ‘전력망 병목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전력(이하 한전, 사장 김동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이후 14년간 사용해 온 전력망 분석 모델을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으로 전면 개선하고 첨단 계통 안정화 설비인 ‘STATCOM(STATic synchronous COMpensator, 스태콤, 정지형 무효전력보상장치)’의 최적 운영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발전 제약을 완화해 연간 약 1100억 원 규모의 구입 전력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규 송전선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데이터 분석과 운영 기술 개선만으로 전력망 효율을 높여 발전 제약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형 전력망 수요 분석 모델… AI로 새롭게 바꾸다
한전은 기존의 분석 모델이 최신 전력 소비 트렌드를 담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최신 수요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서울·경기·부산 소재 변전소 데이터 159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최신 모델은 2024년부터 약 1년간 전국 변전소에서 추출한 9만5000개의 실제 계통 운영 데이터를 AI를 활용해 완성했다.
한전은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 후 계통평가위원회, 규칙개정위원회, 전기위원회 등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의와 검증 과정을 거쳐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한전과 전력거래소는 최신 모델을 활용해 분석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또한 과거에는 전력거래소에서 필요시 갱신하던 분석 모델을 향후에는 전국 데이터를 보유한 한전이 5년마다 정기적으로 갱신함으로써 변화하는 전력 사용 환경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전은 이번 AI 기반 전력망 운영 혁신을 통해 동해안과 호남 지역의 발전량 조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연간 약 600억 원의 구입 전력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0.1초’ 찰나를 잡다… 최첨단 STATCOM이 전력망 지킨다
AI 분석과 함께 주목받는 기술은 ‘STATCOM’이다. 이는 전력망의 전압이 불안정할 때 전압을 올리거나 낮춰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첨단 설비다. 쉽게 말해 자동차의 에어백처럼 위기 순간에 전력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한전은 올해 2월 준공된 신태백·신양양 변전소 STATCOM 설비를 최적 상태로 운영하기 위해 전력거래소와 기술 검증 및 운영 협의를 거쳐 최적 운전 방식을 마련했다. 평상시에는 일정 수준으로 운영하다가 고장 발생 시 순간적으로 700∼800MVar(메가바) 수준의 무효 전력을 신속히 공급하도록 운전점을 설계했다.
이와 같은 개선으로 동해안에서 생산된 저렴한 전기를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돼 연간 약 500억 원의 구입 전력비 추가 절감도 기대된다.
“전기를 더 싸고 안정적으로”
이번 전력망 운영 혁신은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력망 운영의 정확도를 높이고 기존 설비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해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AI 기반의 전력망 운영 체계 구축을 본격화한 것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AI를 활용한 전력망 운영 혁신은 국민들께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한전은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여 국민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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