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산책 중 함께 커피, 반려인 꿈 이뤘지만… 오히려 갈 곳 없다는 이유[애니로그]

박경담 2026. 5. 2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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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식당 동반 출입 제도 3개월째
규정 엄격, 시행 전보다 갈 곳 줄어 불만
식약처 "도입 후 출입 식당 지속적 증가"
편집자주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해 온 기자가 만든 '애니로그'는 애니멀(동물)과 블로그∙브이로그를 합친 말로 소외되어 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심도있게 전달합니다.
소노인터내셔널에서 운영 중인 반려동물 동반 출입 식당.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반려견과 산책하던 도중 동네 음식점, 카페에 함께 들어가 식사나 커피를 즐기면서 잠시 여유를 갖는 건 반려인(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들이 바라는 일일 테다. 지금까진 동물을 식당, 카페, 제과점 등에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다.

지난 3월, 반려인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반려동물의 식당 동반 출입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바뀐 규칙에 따라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하려는 영업장 중 시설 기준, 준수 사항을 지키는 경우 반려인이 개, 고양이와 함께 입장할 수 있다. 기존에는 예외적으로 안내견 등이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원칙적으로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공간은 분리해야 했다. 동물 털, 타액이 음식물을 오염시킬 경우 자칫 인체에 세균,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식약처는 2년 동안 30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시범사업을 거쳐 이번에 본사업을 시작했다.


반려인 1,500만, 식당·카페 함께 즐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3월 18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카페에서 열린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반려인과 동물의 동반 출입을 허용하려는 음식점은 위생, 안전 등 관련 기준을 지켜야 한다. 크게 시설 기준과 영업자 준수 사항으로 나뉜다. 우선 주방, 식재료 보관창고 등 식품을 취급하는 시설에 개, 고양이가 들어갈 수 없도록 칸막이, 울타리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또 영업자는 동물병원 등에서 발급한 예방접종 증명서, 수첩 등을 통해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하지 않았다면 출입할 수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미접종 반려동물은 입장할 수 없다는 점을 출입구에 표시하도록 했다.

업장 내에서는 반려동물이 다른 손님이나 반려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식탁 사이 거리를 충분히 둬야 한다. 또, 업주는 반려동물이 음식점 내부에서 돌아다닐 수 없도록 전용 의자, 우리(케이지), 목줄 고정장치, 별도 전용 공간 중 하나 이상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음식류를 진열, 보관, 판매할 때 동물 털 등이 들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뚜껑, 덮개를 사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용 식구, 배변 처리를 위한 전용 쓰레기통도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준수 사항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예방접종 확인, 이동 금지, 식탁 간격 등 업주가 지켜야 할 규정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루벌이가 중요한 자영업자에겐 규정을 어겼을 때 영업정지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려동물이 주방 등 식품취급시설에 들어갔거나 이동금지 규정을 위반하다 적발되면 1차 영업정지 5일, 2차 영업정지 10일, 3차 영업정지 20일이 내려진다. 이 외 규정을 어기면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의 처분을 받는다.


제도 시행 후, 개·고양이 안 받는 식당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에 식약처는 3월 19일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의 부담 완화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반려동물 출입 시 예방접종 확인 방식을 반려인의 수기 기재, QR코드 입력으로 확대했다. 업주가 예방접종 증명서 등을 직접 확인하도록 한 건 식당 측에만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라는 지적을 감안해서다.

식탁 간격 규정은 구체화했다.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경우엔 식탁 간격을 조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식탁 간격이 목줄 고정장치를 한 반려동물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보다 멀면 괜찮다. 아울러 반려동물을 케이지, 강아지용 유모차에 두거나 안고 있도록 하면 이동 금지를 위한 목줄 고정장치 등을 별도로 구비하지 않아도 된다. 반려동물의 식품취급시설 출입을 막기 위한 장치로 고정형 칸막이 외에 이동형 또는 접이식 칸막이를 사용해도 된다.

다만 반려동물 동반 출입 제도 정착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기준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한 업소는 2,007개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안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힌 수도권 내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 음식점 6,840개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고양이의 출입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던 업소 중 상당수가 반려동물 동반 출입 제도 이후 더는 받지 않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넘어야 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반려동물 출입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28.5%에 불과했다. 보통, 부정 평가는 각각 40.3%, 31.2%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이 제도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방정부, 관련 협회 등과 긴밀히 협력해 시설 비용 지원, 안내 표지판 무상 제공, 사전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안정적 정착을 유도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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