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철옹성 같았던 美보수의 심장… 이번엔 결과 다를까
30대 교사 출신 탈라리코와 11월 맞대결
보수 진영 내에서도 “고전할 것” 예상
트럼프 본선 영향력도 시험대 올라

26일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州)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예비 선거에서 주 법무장관인 켄 팩스턴이 4선(選) 현직인 존 코닌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팩스턴이 직권 남용, 뇌물 수수, 혼외정사 등 여러 스캔들을 몰고 다닌 논란의 인물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공인된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후보라는 점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텍사스는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게 1988년이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미 보수의 심장이자 철옹성이었다. 팩스턴은 11월 주 하원의원 출신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0대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애초 공화당 지도부는 코닌의 본선 경쟁력을 더 높게 봤지만 트럼프가 팩스턴의 손을 들어 경선에 개입하면서 계산이 꼬이게 됐다. 선거 전문 뉴스레터인 ‘쿡 정치 보고서’는 팩스턴의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텍사스를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경합주’로 변경했다. “탈라리코 후보가 각종 스캔들에 자금 모금 능력도 부족한 팩스턴을 계속 수세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봤다. 팩스턴이 텍사스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트럼프에 상당한 타격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사수하는 게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폴리티코는 탈라리코를 지지하는 정치행동위원회(PAC) 내부 여론 조사를 인용해 팩스턴이 탈라리코에 7%포인트 뒤져 있다고 보도했다. 매가 진영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팩스턴의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고전’할 수 있다고 봤다.
탈라리코는 2018년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지만 테드 크루즈 현 상원의원에 2.6%포인트 차로 석패한 베토 오루크에 이어 8년 만에 텍사스 탈환을 벼르고 있다. 중학교 교사 출신인 탈라리코는 민주당 정치인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기독교 색채가 강하고, 카우보이 부츠나 픽업트럭 같은 요소가 밑바닥 정서에 소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미 남부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텍사스 내 댈러스·오스틴·휴스턴 같은 대도시들에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민주당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탈라리코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팩스턴이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2시간 동안 60만 달러(약 9억원)를 모금했다는 탈라리코는 코닌 지지자들을 상대로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할 공간이 있다”며 포섭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팩스턴의 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나는 켄을 위해 멋지고 크고 아름다운 유세를 몇 차례 할 것”이라고 했다. 상대 후보인 민주당의 탈라리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내가 본 텍사스 후보 중 최악일 것”이라며 “고기를 싫어하는 비건인 게 선거를 이기는 데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본선에서 트럼프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이 보수 성향이 강한 주를 미국 내 최신 정치 격전지로 탈바꿈시켰다”고 했다. 팩스턴에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한 코닌을 두고는 내년 1월 초까지인 잔여 임기 동안 트럼프 눈치를 보지 않고 각종 표결에서 소신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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