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논란 속 월드컵 출항 앞둔 ‘홍명보호’
체육계에서 종목을 불문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 팀을 꼽으라면 역시 ‘FC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이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2주 정도 앞둔 현재,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월드컵이 곧 열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못해 썰렁하다.
이유는 하나다.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과 4선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팬들의 강한 ‘비토 정서’ 때문이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설렘과 기대감보다는 실망감, 냉담함이 더 크다. “정몽규 회장 체제가 무너지기 위해선 북중미 월드컵에서 참담한 결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올 정도다.
이런 팬들의 정서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월드컵 개막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은 분노와 비판을 잠시 접어두고 ‘홍명보호’를 향해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원색적이고 맹목적인 비난보다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이유는 협회의 불투명한 운영이나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월드컵만 바라보며 헌신해 온 수많은 선수들의 책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4년 동안 월드컵 무대를 위해 땀 흘려온 선수들까지 비난 일색의 여론 속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그 여파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만큼은 막아야 한다.
게다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유럽 5대 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선수다. 여전히 EPL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의 현지 적응 문제를 줄이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둥지를 옮겼을 정도로 태극마크에 진심이다. 그런 선수의 ‘라스트 댄스’의 결말을 오롯이 즐기며 응원하는 게 팬들의 임무 아닐까.
한국 축구의 상징 중 하나인 안정환도 최근 예능 프로그램 제작 발표회 현장에서 의미 있는 일갈을 던졌다. 그는 현재 대표팀을 둘러싼 비난 여론에 대해 “평가는 결과가 나온 뒤에 해야 한다. 어떤 감독이 맡아도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는 항상 잡음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2 한일 월드컵 전에 연이은 참패로 ‘오대영’ 감독이라 불렸지만, 사상 첫 승을 넘어 4강 진출이라는 대위업으로 평가를 뒤집었다. 4년 전 카타르에서의 파울루 벤투 감독도 경직된 전술이나 선수 기용 등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지만,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통해 평가를 뒤집었다.
우선은 태극전사들이 4년간 갈고닦은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길 응원하며 월드컵을 제대로 만끽하자. 제대로 된 평가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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