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인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물고물린 90분 공방

강기정 2026. 5. 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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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양향자·조응천 3인 90분간 토론
“법적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 얼굴 붉히기도
초반 추 후보 잇딴 견제…양·조 후보간 설전도
추 ‘지방세제 개편’ 주장에 조 “동의한다”

양향자, 추미애, 조응천 경기지사후보(왼쪽부터)가 27일 서울시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는 시종일관 불꽃이 튀었다.

27일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도지사 후보 초청 방송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국민의힘 양향자·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물고 물리는 토론을 내내 이어갔다. 신경전이 거칠어져 “어떻게 그런 말을 하나” “법적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모두발언에서 추 후보는 하남에서 2년간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18년간 표류했던 위례신사선 사업을 추진시킨 점을 앞세우는 등 자신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양 후보와 조 후보는 시작부터 상대 후보들에 견제구를 날렸다. 양 후보는 “이번 선거는 경기도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두 분은 아마도 법률가여서 그런지 경제 이야기를 잘 안 한다. 누가 경제도지사인지, 누가 싸움꾼이 아닌 일꾼 도지사인지 판단해달라”고 강조헀고, 조 후보는 “민주당이 8년간 경기도정을 이끌며 도 재정 규모가 2배가 됐지만 그만큼 도민 여러분 삶이 행복해졌나. 왜 경기도가 아류 시민들이 산다는 이야기나 들어야 하나. 거대 양당은 도민들을 잡아 놓은 물고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공약 검증 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추 후보를 몰아붙였다. 조 후보는 ‘수도권 30분 출근 대전환’ 공약을 발표한 추 후보에게 “자택인 하남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출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적이 있나. 최소 1시간 10분이 걸린다. 이걸 어떻게 30분으로 줄이겠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양 후보도 “추 후보가 반도체 팹리스 200개를 육성하겠다고 했는데, 완제품을 생산해낼 파운드리 공장이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압박했다.

추 후보도 “버스 노선을 늘리는 등 교통 순환 체계를 제대로 갖출 생각”이라며 “용인 국가산단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해 소화할 수 있다”고 두 후보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만 토론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양 후보를 향한 추 후보와 조 후보의 공세가 가열됐다.

양 후보가 조 후보의 선거 공보물이 한 장임을 거론하며 “여기 후보들 중 조 후보가 등록한 재산이 가장 많다. 득표율을 10%가 넘지 않으면 선거 비용을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하니 이해는 가지만 도민들께 너무 한 것 아닌가”라고 하자 조 후보는 “사재를 털어 빚 잔치하는 선거가 아니다. 함께 풍찬노숙하다가 따뜻한 데 가서 좋은 밥 먹는다고 이렇게까지 구박을 하나”라고 맞받았다.

이어 조 후보는 양 후보 선거 공보물에 기재된 학력 등을 재차 언급하면서 “이렇게 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 후보는 “도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추 후보는 양 후보가 첨단산업 활성화를 토대로 경기도민의 1인당 GRDP를 1억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잘 된다고 해서 경기도에 세수가 더 들어오지 않는다. 해당 시·군 재원만 늘어날 뿐”이라며 “특히 경기도는 불교부단체이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법인소득세를 더 많이 내 국고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에 따라 더 재정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경제도지사, 살림꾼을 표방했는데 재정 구조를 모르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추 후보가 조 후보에 “경기도는 재정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돈 나올 곳이 없다. 행정안전부와 논의해 지방세제를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하자 조 후보가 “동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후보가 “반도체 산업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를 미래 성장 인프라 기금으로 조성하자고 건의하려고 한다”고 하자 추 후보도 “법을 바꿔서 경기도도 (반도체 산업 호황 등에 따른) 이익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그래서 인프라 투자도 하고 인재도 양성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추 후보는 강한 추진력으로 도민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40년 경기도민’임을 강조한 양 후보는 “ 추 후보, 조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경기도에 왔지만 저는 꿈을 이루려고 경기도에 왔다”고 말했다. “도민을 위해 사서 고생하겠다고 출마했다”고 소개한 조 후보는 “뽑아 놓고 후회하는 4년이 아니라, 4년 내낸 든든한 조응천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강기정 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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