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시총 1조달러 넘었다
코스피, 2.25% 올라 8228 마감

국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27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달 초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에선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9.3% 폭등한 224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로 사상 최고치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598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1.2원에 주간 거래를 마친 것을 고려하면, 약 1조644억달러에 달한다.
불과 1년 전의 시가총액인 147조원(당시 환율로 1076억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1배 불어난 것이다.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인 컴퍼니즈마켓캡은 이날 SK하이닉스가 미국의 투자회사 버크셔헤서웨이(1조430억달러)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2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HBM 시장 장악한 반도체 톱3, 나란히 1조달러 넘어
이날 코스피는 SK하이닉스가 폭등한 데 더불어 삼성전자도 2.68% 오르며 역대 처음으로 30만7000원에 마감한 영향으로 전날보다 2.25% 오른 8228.70에 장을 마쳤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SK하이닉스가 단기간에 글로벌 시가총액 12위 기업으로 올라선 것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에 관련 제품을 선제적으로 공급한 데 따른 영향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 소식을 전하며,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보다 앞서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해 왔고, 폭발적인 수요와 맞물리면서 순이익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SK하이닉스에 앞서 26일 미국 뉴욕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주가가 무려 19%나 폭등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다. 마이크론은 투자은행 UBS가 목표 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3배로 올려잡은 데 영향을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57% 정도를 장악했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포함한 이들 3개 기업이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을 상대로 절대적인 가격 결정력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달러가 넘는 기업들은 주로 빅테크 기업들이다. 엔비디아(1위·5조2040억달러)와 알파벳(구글·4조6620억달러), 애플(4조528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조900억달러) 등 4곳은 3조달러도 넘겼다. 이어 아마존, TSMC가 2조달러대이고, 이어 브로드컴, 아람코,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삼성전자 등이 1조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특히 눈에 띈다. 1년 전에는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인 컴퍼니즈마켓캡이 집계하는 순위로는 183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랬던 기업이 단 1년 만에 무려 171계단이나 뛰어올라 12위가 됐다. 배경에는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0조원으로, 시장은 올해 한 해 SK하이닉스 순이익이 2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1조100억달러), AMD(8216억달러), 인텔(6208억달러) 등의 시가총액도 넘어서고,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9451억달러),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8219억달러) 등보다도 덩치가 커졌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데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CNBC 방송은 “공급망 차질이나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와 같은 리스크에 시장이 더 크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맹목적인 의존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공급 부족이 해소되거나 AI 설비투자가 둔화될 경우 주가가 반전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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