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한국인?” 한국사에 빠진 우즈베크 청년들
우즈베크 수도 타슈켄트 세종학당서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정신 등 배워

“저는 전생에 한국인이 아니었을까요?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만큼 한국의 정서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나라와 백성을 먼저 생각한 이순신 장군의 서사를 배울 때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지난 2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1세종학당 강당에서 열린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 6기’ 수료식에서 미르할릴로바 시린(22)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이렇게 수료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자녀 세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에 모든 것을 헌신하는 한국인의 가치관이 우즈베크의 가족 중심적 정서와 닮아 있어 친숙하다”고 했다.
통일문화연구원과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는 당초 고려인 청년들의 모국어 정체성 확립을 돕기 위해 첫발을 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려는 현지 우즈베크 청년들의 지원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아카데미 측도 이런 수요에 맞춰 단순한 한국어 교육을 넘어 한국사, 영토관, 통일 교육 등 한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우즈베크 청년 25명은 지난 석 달간 단군 신화부터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구국 정신에 이르는 한국사 핵심 과정을 완주했다.
한국과 우즈베크의 문화적 공감대는 실질적인 산업·기술 협력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의료진이 타슈켄트 기묘국제대학병원에서 현지 환자를 대상으로 고난도의 어깨 관절 내시경 수술을 시연했다. 국내에서 직접 공수해 간 정밀 수술 기구를 활용한 시연에서 현지 의사들은 수술대 앞에서 한국식 선진 기법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은 “K팝뿐 아니라 K의료 역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재확인한 자리”라며 “일회성 시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우즈베크 의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선진 기술을 전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국 간 산업 인프라를 연결하는 기술 협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통일문화연구원과 에듀윌은 최근 우즈베크 세르겔리 직업훈련원과 고숙련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정보기술(IT)·용접·자동차 정비 분야 교육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고질적인 제조업 인력난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산업계와,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이 풍부하지만 체계적인 직업 교육 인프라가 필요한 우즈베키스탄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은 “지금의 한류는 단순히 한글을 가르치고 읽는 차원을 넘어, 생업과 직결되는 기술 및 직업 교육을 접목하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했다”며 “이곳에서 배출된 우즈베크 청년 인재들이 향후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경제·문화적으로 잇는 가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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