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돌이킬 수 없어, 곧 바다에 잠긴다”…통째로 사라질 위기라는 ‘이 도시’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가 이번 세기 안에 사실상 바다에 둘러싸여 수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피해가 현실화된 뒤 대응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도시 이전을 포함한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CNN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실린 최근 분석을 인용해 루이지애나 해안 지역 해수면이 앞으로 3~7m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현재 남아 있는 습지의 약 75%가 사라지고 해안선은 내륙 방향으로 최대 100km 후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올리언스는 인구 약 36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다. 그러나 지형상 해수면보다 낮은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빠르게 줄어드는 미시시피강 삼각주 한가운데 위치해 오래전부터 해수면 상승과 폭풍 해일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그동안 뉴올리언스를 둘러싼 습지는 허리케인과 폭풍 해일을 막아주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개발 확대와 석유·가스 산업을 위한 운하 건설, 강 제방 설치 등이 이어지면서 습지를 유지하는 퇴적물 공급이 크게 줄었다. 1930년대 이후 루이지애나에서 사라진 습지만 약 2000mi²(제곱마일), 우리 면적으로 약 51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논문 저자들은 뉴올리언스 일대 상황을 두고 “해당 지역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세기말 이전에 뉴올리언스가 멕시코만에 둘러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뉴올리언스 북쪽에서는 약 12만5000년 전 형성된 고대 해안선도 확인됐다. 당시 해수면은 현재보다 최소 3m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이끈 툴레인대 토르비에른 퇴른크비스트 지질학 교수는 “미래에 해수면은 그 높이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이다. 특히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인구는 약 25% 줄었다. 전문가들은 대형 폭풍이나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주민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이른바 ‘계단식 이동’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주할 여력이 없는 계층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주민은 위험 지역을 먼저 떠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집값 하락과 보험료 상승, 공공서비스 악화 속에서도 도시에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된 이주’ 계획이 없을 경우 부유층이 먼저 떠나고 빈곤층만 남게 되는 ‘재앙적 각자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시 이전의 참고 사례로는 스웨덴 북부 키루나시가 언급됐다. 키루나는 광산 개발로 지반 침하 위험이 커지자 2004년 주민 투표를 거쳐 2035년까지 도시 기능을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100년 넘은 교회 등 주요 문화유산을 통째로 이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퇴른크비스트 교수는 “인구가 줄어들면 세수가 감소하고 공공서비스가 악화되며, 주택 가치 폭락과 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져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뉴올리언스가 직면한 위기는 이번 세기 내에 전 세계 모든 해안 도시들이 겪게 될 미래의 거울”이라며 “지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개발과 해안 복원을 결합한 선제적 이주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수연 AX콘텐츠랩 기자 newsu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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