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을 ‘사회에 배분’... 운 띄운 김영훈 노동장관

윤상진 기자 2026. 5. 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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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예고... 전문가들 “정부 개입 부적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국민주권정부 1년간 이룬 성과와 삼성전자 노사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거론하면서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지,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론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연대임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임금 격차를 줄이자며 유럽에서 도입했던 정책이다. 그동안 노동계와 정치권 일부에서 도입 요구가 나왔던 사안인데, 김 장관이 이를 논의하자고 한 것이다. 노동부는 다음 달 1일 이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사기업이지만 AI(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도체는 공기와 같은 것이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공장의 형식이 민간이지만 자본과 노동이 투여 돼 만들어진 재화의 성격이 공적이라면 이것이 공적인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김 장관이 구상 중인 구체적 방식을 설명하진 않았지만, 노동계에선 산별 교섭을 확대해 같은 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거나 원·하청 간 ‘상생 협약’을 맺는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 이익을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없다”며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가야 할 문제인지 사회적으로 대화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 제도 자체가 기업의 성과주의 원칙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지난 1951년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 과도하게 높은 임금을 주는 걸 막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문제가 커지자 결국 1990년대 초 폐기했다. 숙련직들이 성과보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불만이 쌓였을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스웨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장관이 사회연대임금을 거론하면서 반도체 등 특정 회사의 생산물을 ‘공적(公的)’ 성격으로 바라본 발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경영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를 공적 성격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며 “개별 기업들의 성과 배분 기준까지 정부가 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초과 이익’을 어떻게 규정할지도 문제다.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일수록 배분 압박이 커져 공장 증설 등 신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초과 이익 규정 문제는 또 다른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 간 갈등도 변수다. 2024년 총선 당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사회연대임금’을 공약으로 내놓자, 임금이 상대적으로 많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선 이를 “대기업 노동자 임금 동결법”이라며 반발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결국 노동시장 이중 구조 완화는 일정 부분 대기업 노동자들의 ‘양보’가 있어야 하는 문제”라며 “최소한 산업별로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사회연대임금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 등을 줄이자며 유럽에서 도입했던 정책. 1951년 스웨덴에서 수익이 높은 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과도하게 늘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도입됐지만, 성과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오며 1990년대 초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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