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는 왜 도수치료 관리급여를 반대하나

김현기 기자 2026. 5. 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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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현실 외면 비용통제 정책”
치료 제한 문제 심각...정부안 그대로 추진될 시 사실상 도수치료 퇴출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정부가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개원가를 중심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개원가가 도수치료 관리급여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정부안에는 도수치료 수가를 4만870원 또는 4만3850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급여 인정 횟수를 '주 2회·연 15회(최대 연 24회까지 예외 적용)'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정형외과의사회·재활의학과의사회·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27일 '관행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도수치료,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를 주제로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방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왼쪽부터 신경외과의사회 최순규 회장, 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장용호 수석부회장, 이태연 의협 보험부회장, 재활의학과의사회 김인종 수석부회장, 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

특히 이들 의사회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책이 단순 수가 문제가 아닌 환자 치료권과 의료현장 지속가능성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우선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최승규 회장은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들어가는 순간 사실상 치료 자체가 퇴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승규 회장은 "관리급여가 되면 현실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한 비용 구조 때문에 결국 퇴출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모두 환자들에게 굉장히 유익한 치료인데 의료적 접근이 아닌 경제적 논리로 해결하려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회장은 도수치료를 단순 비급여 시술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도수치료는 영국과 미국에서도 역사적으로 인정받아온 치료 영역"이라며 "불필요한 의료행위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 역시 치료 횟수 제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회장은 "고령 환자들이 연 10번, 20번 치료만으로 통증과 관절 강직이 회복될 수 있겠느냐"며 "의사가 더 치료해주고 싶어도 횟수 제한 때문에 결국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일부 불법적·과잉 도수치료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자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작 필요한 환자들에게까지 치료를 제한하는 방식은 문제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익은 실손보험사, 피해는 환자-의사-물리치료사

아울러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부안이 그래도 추진될 경우 양질의 치료를 유지할 수 없어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의사회들의 우려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장용호 수석부회장은 "근골격계 통증 환자들 가운데 약물 부작용은 싫고 주사치료에 대한 공포가 큰 환자들에게 도수치료는 굉장히 유용한 치료"라며 "3만~4만원 수준 치료비로 도대체 어떻게 양질의 도수치료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이 정책으로 가장 이익을 보는 것은 사적 실손보험사"라며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와 현장의 의료진, 물리치료사들"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도수치료의 현상 유지와 내부 자정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수가 인정이 필수적이라는 것.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김인종 수석부회장도 "도수치료가 일부에서 과도하게 시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관리급여 정책은 도수치료의 순기능을 제한하고 또 다른 풍선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문제 해결은 현실적인 수가 인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만약 실현된다면 의료계 내부 자정 작용도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며 고 말했다.

4만원대 수가로는 운영 불가능...현장 인력 이탈 현실화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현장 운영 문제도 공개됐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보험부회장은 "현재 도수치료 관행 수가는 평균 10만원 수준인데 이를 4만원대로 낮추면 사실상 가격이 60% 감소하는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 구조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실제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도수치료 급여화 논의 이후 10년간 근무했던 물리치료사가 미래 가치 훼손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국 현장을 떠난 상황이다.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

이 보험부회장은 "도수치료는 30~40분 이상 소요되는 고강도 노동인데 4만원대 수가에서는 인센티브 지급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국 병원 입장에서는 물리치료실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공급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구조가 되면 결국 국민과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권리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꼭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