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숙제 남기고…삼성전자 임협 타결
167일 만에 파업 리스크 일단락
DX는 79% 반대…勞勞갈등 확산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사업 성과(영업이익)의 약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투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 6개월간 한국 경제를 뒤흔든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27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달 22일부터 진행한 잠정합의안 투표(참여율 95.5%) 결과 찬성 73.7%(4만 6142명)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1일 노사 첫 상견례 이후 167일 만에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것이다.
가결된 잠정합의안은 반도체(DS) 부문만 사업 성과의 10.5%와 초과이익성과급(OPI) 등 1인당 최대 6억 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완제품(DX) 부문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부문 간 격차에 대한 반발은 투표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체 유권자의 87%를 차지하는 최대 노조이자 DS 부문이 중심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투표 인원(5만 5333명)의 80.6%에 달하는 4만 4606명이 찬성했다. 반면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에서는 투표 인원(7283명) 중 찬성은 1536명(21.1%)에 그쳤다.
DX 부문 비중이 높은 전삼노 조합원 10명 중 8명(78.9%·5747명)이 이번 합의안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결과 공표 직후 DX 부문장인 노태문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사업 환경과 업황의 차이가 부문별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에 부문장으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현재 DX 부문이 마주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임금협상은 1984년 기흥공장 가동 이후 42년 만에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 직전까지 치닫다 극적으로 합의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업 부문 간 극단적인 성과급 격차로 ‘노노 갈등’이라는 큰 상처를 안게 됐다. 또 완제품과 반도체 양 날개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온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도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아가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이라는 새로운 투쟁의 장을 열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는 ‘사업보국’과 ‘인재제일’이라는 삼성의 경영철학을 돌아보게 됐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노사 관계는 물론 경영 전반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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