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막고 세금 깎고”…국민성장펀드, 이틀 만에 완판

박정원 2026. 5. 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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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이틀 만에 97.5% 소진
서울 중구 신한은행 영업점에 놓여진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홍보물 / 한경DB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직후 거의 완판됐다. 정부가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해주는 구조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국민 돈을 국내 첨단산업 투자로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 물량 97.5%가 소진됐다. 은행 10곳의 온·오프라인 물량과 증권사 15곳의 온라인 물량은 완판됐고, 일부 증권사 오프라인 창구 물량만 약 150억원 규모로 남았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지난 22일 출시 첫날에만 전체 물량 87%가 판매됐다. 연휴 직후인 이날까지 누적 판매액은 약 585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자금을 모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첨단산업과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정책형 펀드다. 앞으로 5년간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예금 상품일 뿐 아니라 여러 투자자 돈을 모아 기업과 산업에 대신 투자하는 ‘펀드’ 형태다.

정부가 국내 성장 산업 육성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책금융 성격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투자 자금 30% 이상을 코스닥 및 비상장 기술기업에 의무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흥행 배경으로는 세제 혜택과 손실 방어 구조가 꼽힌다. 투자자는 최대 18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는 9%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무엇보다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 재정이 최대 20%를 우선 부담하는 구조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펀드보다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변동성 큰 증시 상황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자금이 몰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손실 일부를 방어해준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책 지원형 투자 상품처럼 인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AI 산업 투자 확대의 핵심 재원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대형언어모델(LLM), 응용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특히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AI 모델 기업 업스테이지 등이 대표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들과 협업하는 데이터·최적화·클라우드 기업들까지 관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출시 첫날 코스닥 지수는 5% 가까이 급등했고, 이후 장중 12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정책 자금이 코스닥과 비상장 기술기업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성장펀드를 지역 산업 육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최근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가운데 10조원을 대구에 유치하겠다”며 AI·반도체·로봇·미래모빌리티 분야 육성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예상보다 수요가 크게 몰리자 하반기 추가 공급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이 특정 산업과 테마주 쏠림 현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정책 기대감과 실제 기업 실적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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