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첫날 10조 뭉칫돈… ‘삼전닉스 2X’ 광풍

김지영 2026. 5. 27. 17: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랠리에 개장 1시간만 3조
사전 교육사이트 접속장애 사태도
수익도 손실도 2배인 고위험 상품
과열 경보… "구조 이해후 투자를"
2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상장 첫날부터 1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렸다. 국내 첫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도체 랠리와 코스피 강세장을 업고 폭발적인 거래액을 기록했다. 일부 상품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고 투자자 교육 사이트 접속 장애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상품은 오르면 2배로 벌지만 떨어지면 그만큼 손해를 본다. 벌써부터 과열 경고음이 울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선물형 ETF 14종의 거래대금은 총 9조777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부터 거래가 집중되며 한 시간 만에 3조원 넘는 자금이 쏟아졌다.

자금은 특히 SK하이닉스 상품으로 집중됐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상장 첫날 거래대금 4조3872억3000만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2조677억1000만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9476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1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상품의 흥행은 반도체 투자심리 급등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주가가 19% 급등하며 사상 처음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5.53% 뛰었다. 마이크론 급등은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약 3배 상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UBS는 장기 공급계약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해 실적 전망을 높여 잡았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10% 넘게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32만3000원까지 오르며 액면분할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고,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14% 넘게 뛰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첫날부터 급등세를 연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장 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국내 증시 가격제한폭은 ±30%지만, 2배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ETF 기준으로는 최대 60%까지 등락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주식선물 가격 급등에 따른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와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 과정에서 일부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과열로 금융투자교육원 서버도 마비됐다. 이 상품은 위험성이 높아 사전 교육을 받아야 투자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급등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열기가 겹치면서 금융투자교육원 사이트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다. 높은 변동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해 누적 수익률이 단순히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와 같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 목적에 적합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자의 예상과 거꾸로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일 경우 단기간에도 원금을 다 날릴 수도 있다"며 "단일종목 상품의 경우 실적 발표, 규제 변화, 공급망 이슈 등 개별 기업 이벤트 위험까지 직접 반영되는 만큼 상품 구조와 위험 요인을 충분히 이해한 뒤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