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미군에 스타링크 요금 5배 올려... 이란전 자폭드론용
루카스 드론 대당 비용 3만→6만 달러로
로이터 "스페이스X와 국방부 긴장감 커져"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미국 국방부에 5배 늘어난 청구서를 내밀었다. 이미 스타링크 인터넷에 전쟁 전략 기술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미군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입수한 국방부 문서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스페이스X 경영진이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 측은 이 자리에서 군 당국이 당시 단말기당 약 5,000달러를 지불하면서 사실상 2만5,000달러를 내야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고, 미 국방부는 결국 스페이스X가 제안한 가격 인상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미군의 대이란 공격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기술이다. 스페이스X는 2023년 미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스타실드'라는 군 전용 보안 인터넷망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군은 보급형 자폭 무인기(드론) '루카스(LUCAS)' 운용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드론에 대한 스페이스X와 미 국방부의 인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국방부는 루카스가 자폭할 때까지 잠시만 스타링크 연결을 사용하면 되므로 기본 요금제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스페이스X는 드론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항공 전용' 구독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며 루카스 드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미 국방부는 스페이스X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국방부는 현재 3,500건 이상의 스타실드 단말기 구독권을 추가로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여기에는 항공용 요금제 100건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루카스 드론 한 대당 운용 비용은 기존 3만 달러(약 4,500만 원)에서 두 배 이상 뛴다. 이란의 저가형 자폭 드론 '샤헤드-136'이 2만 달러(약 3,000만 원)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이 커진 셈이다.
국가 안보에 특정 기업과 개인의 영향이 커지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로 진격할 당시,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의 스타링크 서비스 중단을 지시하면서 주요 작전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머스크 한 명의 결정에 수많은 이들의 목숨이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클레이튼 스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에 "스페이스X는 확실히 미국 정부를 손아귀에 쥐고 있다"며 "기존 방산업체들과 달리 이들은 로켓 발사 및 인공지능(AI) 사업과 더불어 스타링크를 위한 거대한 상업 시장도 보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스페이스X와 미 국방부 사이의 긴장감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스페이스X 외 다른 경쟁사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으나, 로이터는 "스타링크에 필적할 만한 대안을 제공하는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이스X는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114억 달러(약 17조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발사 비용으로 최대 5억 달러, 운영비로 월 1억 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해 국방부 관계자들의 큰 우려를 사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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