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SCI 신흥국 지수서 중국 제쳤다...대만과 '투톱' 체제
반도체 덕분에 '대만·한국' 합산 사상 최고치
"비중 확대로 글로벌 자금 유입 규모 커질 듯"

국내 증시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면서 글로벌 펀드 투자 기준(벤치마크)으로 여겨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 신흥국 지수 부문에서 한국 비중이 중국을 추월했다. 2008년부터 1위를 지켜왔던 중국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날아오른 대만과 한국에 밀려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27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공시한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의 국가별 비중을 보면 앞서 22일 기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0%로, 중국(21.38%)을 꺾고 2위에 올랐다. 대만이 25.69%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30% 비중으로 1위를 지켰던 중국은 올해 1월 대만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이어 우리나라에도 따라잡혔다.

한국과 대만의 비중 확대는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급등 영향이 컸다. MSCI 신흥국 지수 내 종목별 비중을 보면 TSMC가 14.28%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7.45%, SK하이닉스는 5.66%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 비중은 각각 2.91%, 2.25%로, 4위와 5위에 그쳤다.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은 대만과 한국 증시가 급부상한 사이, 중국 시장은 지난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지지부진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은 전날 보고서에서 "지난 몇 달 동안 MSCI 신흥국 지수는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며"대만과 한국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인 약 48%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MSCI 신흥국 지수가 사실상 'IT 테마 지수'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입 종목 가운데 IT섹터 비중이 40.88%에 이르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은 "지수는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반도체·IT 업종 쏠림이 가장 큰 지수가 됐다"며 "두 시장(대만과 한국)의 비중 확대는 지수에는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경기순환 민감도도 높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 관점에서는 한국 비중 확대가 외국인 수급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코스피나 S&P500 등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수동적 투자자금) 유입으로 최근 이어진 외국인 매도 압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우리나라 비중이 증가했다"며 "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snowcarf20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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