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익 기준으로 보면 1만 379 가능…걱정은 어설픈 매매 타이밍

권순우 기자 2026. 5. 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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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 1만 포인트를 바라보는 국면에 들어섰다.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지금의 상승을 단순한 유동성 과열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핵심은 이익이다. 지수가 오른 만큼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가 약 708조원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이미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봤다. 내년 코스피 순이익은 약 853조원으로 제시됐다. 시장이 강세장에 들어서면 올해 실적보다는 내년 실적을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1만 포인트는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계산 가능한 숫자가 된다.

계산 방식은 단순하다. 내년 순이익 853조원에 코스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 약 9.96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8500조원으로 추정된다. 특별히 주식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이를 지수로 환산했을 때 코스피는 10379포인트 수준까지 계산된다. 현재 주가수익비율이 약 7.7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이 크게 리레이팅되지 않아도 평균 수준으로만 회복돼도 1만 포인트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속도가 문제다. 시장은 이미 가파르게 올랐다. 장중 8450포인트까지 올라선 뒤 8300선에서 움직이는 흐름은 투자자들에게 강한 포모를 일으킨다. 이재만 실장은 강세장에서 목표 지수에 도달하는 시간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익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장에서는 지수가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고평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강세장이 언제 끝나는가다. 이재만 실장은 강세장 종료 시그널로 크게 두 가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하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2022년 강세장이 꺾였던 배경에도 연준의 긴축이 있었다.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와 직접 연결된다. 또 하나는 미국 IT 기업들의 자본지출 증가율과 유가 상승률의 관계다.

현재 미국 IT 섹터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80%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유가를 100달러 정도로 놓으면 유가 상승률은 약 70% 내외다. 아직은 AI 투자 증가율이 에너지 비용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 이 구간에서는 기업 실적이 비용 부담을 이겨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해 4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50%대로 낮아질 수 있다. 이때 유가가 90달러 이상에 머무르면 유가 상승률이 설비투자 증가율을 넘어설 수 있다. 그때부터는 전체 기업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두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이재만 실장은 시가총액만 볼 것이 아니라 이익 비중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2% 수준으로 언급됐다. 시가총액 비중보다 이익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을 보면 두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만 보기 어렵다.

대만 증시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대만 가권지수에서 TSMC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44%이고 이익 비중은 약 43% 수준이다. 이익 비중만큼 시가총액 비중을 갖는 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기준을 한국에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더 올라갈 여지도 있다.

다만 시가총액 순위가 이익 규모와 맞지 않게 뒤집히는 순간은 과열 신호가 될 수 있다. 이재만 실장은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시스템즈 사례를 제시했다. 2000년 3월 시스코시스템즈는 잠시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순이익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나 GE와 비교해 크게 작았다. 이익 규모에 걸맞지 않은 시가총액 역전은 전형적인 과열 신호였다. 지금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SK하이닉스보다 순이익 규모가 크고 SK하이닉스의 순이익 비중은 삼성전자 대비 75%에서 80% 수준으로 언급됐다. 아직 닷컴버블식 과열과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주도주의 끝을 판단할 때는 이익 증가율보다 영업이익률을 봐야 한다. 2017년과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고점은 영업이익률 정점과 거의 맞물렸다. 영업이익률이 정점을 통과하면 주가는 더 올라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거나 하락세로 전환했다. 현재 추정치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정점은 올해가 아니라 빠르면 내년 1분기 늦으면 내년 2분기 정도로 제시됐다. 주가가 영업이익률보다 한 분기 정도 선행한다는 경험칙을 적용하면 올해 연내에는 두 종목이 시장을 계속 주도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때 얼마나 떨어질 것이냐다. 과거 한국 메모리 기업들은 업황이 꺾이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래서 시장은 낮은 주가수익비율만 부여했다. 반면 TSMC는 반도체 업황이 나쁠 때도 영업이익률 하단이 40%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익성 하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그때는 단순 이익 증가가 아니라 멀티플 상승의 국면이 열릴 수 있다. 이 검증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 이후의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가 너무 강할 때는 다른 업종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반도체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순환매가 잘 돌지 않는다. 지수 자체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도체가 적당히 상승하거나 보합권에서 쉬는 구간에 다른 업종이 부각된다. 이재만 실장은 이때 주목할 업종으로 2차전지 조선 하드웨어 신재생에너지 기계 전력기기 등을 들었다. 2차전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연결된다. 조선은 방산과 글로벌 발주 회복이 겹친다. 하드웨어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같은 반도체 소부장 성격이 강하다. 기계는 전력기기와 연결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유동성이 들어갈 만한 기업군도 제시됐다. 시가총액 순위보다 매출 증가율 순이익 증가율 영업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순위가 높은 기업들이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한국항공우주 AP시스템 삼성E&A 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언급됐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들도 있지만 자기 실적 체력과 수익성에 비해 시가총액 순위가 낮은 기업들은 추가 재평가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 증시 내부에서는 주도권 변화 가능성은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알파벳은 클라우드와 제미나이와 AI 모델 투자 효과가 부각되고 있다. 만약 미국 증시에서 알파벳이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는 국면이 온다면 한국 시장에는 반도체 중심의 직접 수혜가 약해질 수 있다. 엔비디아 중심의 하드웨어 투자 사이클은 한국 밸류체인과 직관적으로 연결되지만 알파벳 중심의 소프트웨어 재평가는 한국 기업과의 연결 고리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 시장은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어설픈 매매 타이밍이다. 이재만 실장은 지금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언제 팔아도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늘 팔아도 내일 더 오르면 후회하고 내일 팔아도 그다음 날 더 오르면 후회한다. 강세장에서는 매도 타이밍을 맞히는 것이 어렵다. 더구나 지금 정리하고 나가면 다시 들어올 지수 레벨은 훨씬 낮아야 한다. 8000포인트에서 팔았다면 재진입은 상당한 조정 이후에나 가능하다.

주도주는 끝까지 가는 것이 원칙에 가깝다. 반도체가 너무 많이 올라 불안하더라도 시장의 주도주는 상승할 때 가장 많이 오르고 하락할 때도 비주도주보다 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중간에 한 번 수익 실현하고 다시 들어가겠다는 전략은 전문 트레이더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특히 자신이 산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매수하려는 심리가 생기면 주도주에 재진입할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대는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그 길은 직선이 아니다. 유가와 금리와 AI 투자 증가율과 반도체 영업이익률과 미국 증시 주도권 변화가 계속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의 핵심 동력은 분명하다. 이익이 늘고 있고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증시는 자기 이익 규모에 걸맞은 레벨을 찾아가고 있다. 이 구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시장을 너무 빨리 의심하고 주도주를 너무 일찍 내려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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