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팜유 수입 급증…아크 “바이오연료 공급망 투명성 검증 필요”

원소정 기자 2026. 5. 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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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팜유 및 팜유 파생물 수입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바이오연료 공급망의 투명성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이하 아크)는 '최근 10년간 한국의 팜유 및 팜유 파생물 수입 구조 분석: HS Code 기반 가공 단계별 접근' 브리프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브리프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관세청에 신고된 수입 통계를 바탕으로, 한국의 팜유 관련 수입 구조를 가공 단계와 주요 용도별로 재구성해 분석한 연구다.

아크는 관세청에 신고된 내용을 바탕으로 ▲팜원유 (HS 1511100000) ▲정제팜유 (HS 1511909000) ▲팜올레인 (HS 1511901000) ▲팜스테아린 (HS 1511902000) ▲팜핵유(HS 1513291010) ▲화학적 가공유지(HS 1516202020) ▲부산물·화학 원료(HS 3823199000) ▲바이오디젤(HS 3826000000) 등 총 8개의 주요 팜유 및 팜유 파생물의 수입 현황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아크가 선별한 팜유와 팜유 파생물의 누적 수입 중량은 약 90.1억㎏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대체로 7~8억 ㎏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약 10.8억㎏, 11.1억㎏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가별 수입 구조를 보면, 누적 수입 중량 기준 인도네시아 비중이 약 47.6%, 말레이시아 비중이 약 46.1%로 나타나 두 국가가 전체 수입의 약 93.7%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의 팜유 및 팜유 파생물 공급망이 전반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품목별로는 정제팜유(HS 1511909000)가 전체 수입 중량의 약 33.3%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팜유 수입이 원유를 국내에서 정제하기보다는, 정제 및 가공된 유지류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특히 정제팜유와 팜올레인에서는 말레이시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정제팜유의 경우 말레이시아가 약 55.2%, 인도네시아가 약 44.4%를 차지해 두 국가 비중이 전체의 약 99%에 달했다.  

반면, 팜스테아린, 화학적 가공유지, 부산물·화학 원료 등 산업·에너지 분야와 연계된 품목에서는 인도네시아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부산물·화학 원료(HS 3823199000)는 전체 수입 중량의 약 31.2%를 차지하며, 정제팜유 다음으로 큰 비중을 기록했다. 해당 코드는 PFAD, PAO, POME 등 바이오연료 제조에 활용되는 팜유 부산물과 다양한 공업용 지방산계 물질을 포함하는 포괄적 품목이다. 해당 품목의 수입 구조에서도 인도네시아 비중이 약 51.2%, 말레이시아 비중이 약 37.4%로 두 국가가 전체의 약 88.7%를 차지했다.  

바이오디젤(HS 3826000000)은 최근 수입 구조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난 품목이었다. 초기에는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 중심의 공급 구조를 보였으나, 2021년 이후 중국산 수입이 급격히 확대되며 수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됐다. 2025년에는 중국산 비중이 약 96%에 달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중국산 바이오디젤과 관련해 팜유 기반 원료가 폐식용유(UCO) 등으로 신고 및 유통됐을 가능성과 공급망 추적 체계의 취약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아크는 최근 국내 바이오연료 산업 확대 흐름에도 주목했다. 국내 정유사와 종합상사들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플랜테이션과 정제시설을 연결하는 바이오연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국내 유일의 바이오중유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발전용 바이오연료 원료의 공급망 투명성 문제와 대기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 논란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아크는 팜유 산업이 산림파괴, 토지분쟁, 노동·인권 문제 등 환경·사회적 논란이 지속돼 온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등 바이오연료 부문은 제3국 경유 수입과 복합 HS Code 구조로 인해 실제 원료 출처와 가공 경로를 추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바이오연료 업계와 발전사의 원료 정보 비공개 관행 역시 공급망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아크의 김혜린 대표는 "이번 분석은 기존에 주로 식품용으로 인식돼 온 팜유를 가공 단계와 주요 용도에 따라 재구성해, 산업 및 에너지 분야까지 연결된 흐름을 함께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에는 품목별 주요 수입 기업과 산업군을 보다 구체적으로 추적해, 국내로 수입된 팜유 및 팜유 파생물이 실제 어떤 산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플랜테이션과 정제시설까지 연결하는 바이오연료 공급망 구축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환경·인권 문제에 대한 모니터링과 공급망 책임 검증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며 "특히 제주 바이오중유 발전 사례처럼 국내 활용 과정에서의 대기오염 물질·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원료 투명성 문제 역시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