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상식 장악한 K팝?…BTS 넘어 판 흔들 아티스트 나와야 [지승훈의 훈풍]

또, 또, 역시나 호명된 건 방탄소년단이었다. 이들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의 대상 부문을 수상하며 4년이란 군 공백기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여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그룹 캣츠아이도 각각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상‘을 곁들이며 K팝을 또 한 번 세계 대중문화 중심에 올렸다.
얼핏 보면 K팝의 전성기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같은 질문이 흘러나온다. “BTS 말고는 안되는거야?, “BTS 이후는 누가 이어갈까?”.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현재, K팝은 동시에 가장 큰 불안과도 마주하고 있다.
사실 최근 K팝은 산업적으로 보면 가장 성공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반 판매와 공연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해졌고, 글로벌 대형 팬덤 역시 일상적인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또 한 번 드러났듯, 이제 미국 시상식에서 한국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을 수상하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산업의 외형적 성장과 별개로 내부에서는 점점 더 뚜렷한 고민이 드러난다. 시장은 커졌지만 시대를 대표할 ‘상징’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블랙핑크,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지드래곤 등 세계 시장에서 강한 팬덤과 성과를 가진 그룹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BTS급”이라는 표현을 쓰며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설명하는 기준점 자체가 방탄소년단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대형 성공 사례가 등장하면서 K팝의 글로벌 성장 속도는 확연하게 치솟았다. 그러나 근 몇년 사이, 숏폼이라는 새로운 빠른 형태의 소비 플랫폼 구조가 등장하면서 음악 역시 짧고 자극적인 걸 우선시 하게 됐다. 이에 리스너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사와 상징성은 약해졌고, 그 안에서 신인 그룹들 역시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 성과를 요구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연 있는’ 긴 서사보다는 ‘빠르고 도파민 터지는’ 음악만이 살아남게 된 것이다.
이렇듯 비슷한 콘셉트와 제작 방식, 과잉 경쟁이 반복되는 가운데, K팝 그룹들도 ‘대체 가능한 콘텐츠’로 소비되는 모양새다. 한국을 넘어 서구권에서도 K팝 스타일의 음악과 시스템을 구현하는 현지 그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K팝이 글로벌 표준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만의 독점적 경쟁력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 업계가 진짜 고민해야 하는 건 단순히 ‘다음 히트곡’이나 ‘다음 기록’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이야기와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느냐다.
방탄소년단이 특별했던 이유 역시 단지 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계 팬들이 이들을 통해 자신의 불안과 청춘, 시대의 감정을 해소했던 점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국내 가요계는 방탄소년단을 따라잡기 위한, 방탄소년단을 기준으로 세우고 무언가를 시작해선 안된다. 이제는 방탄소년단을 뛰어 넘는,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시대성에 집중하며 이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낼지 다 다채롭고, 깊게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수치와 기록이 음악의 본질이 아니라는 걸 명심한 채.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차인표 “‘우리동네 도서관’ 다섯번째 장편, 독자에 대한 고마움 담아” - 스타투데이
- [포토] 차인표, 작가의 미소 - 스타투데이
- [포토] 작가 차인표, 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 스타투데이
- [포토] 차인표, 다섯 번째 소설로 돌아오다 - 스타투데이
- [포토] 작가 차인표, 용의 이야기를 담다 - 스타투데이
- [포토] 차인표, 소설의 형식을 극복하다 - 스타투데이
- [포토] 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작가 차인표 - 스타투데이
- [포토] 작가 차인표, 신간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 스타투데이
- BTS 뷔 vs 엔하이픈 성훈…‘비주얼 매치’ 팬덤 전쟁 불붙었다 - 스타투데이
- 최수종-양준모-박정자-남명렬-서영희, 연극 기대해주세요[포토]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