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마이크론 ‘2위의 전쟁’…HBM 타고 나란히 시총 ‘1조달러’

임재섭 2026. 5. 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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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점유율 57% 선두
마이크론은 美 지원·HBM4로 추격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2, 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코스피와 미국 증시에서 나란히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 전쟁이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확 끌어올렸다.

업계에서 AI발 메모리 공급부족이 오는 2030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 등 시스템반도체에 쏠린 AI 투자의 무게중심이 메모리로 상당 수준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9.31% 급등한 224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전날(1462조4653억원)보다 136조원 가량 증가한 1598조5914억원이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1500.60원)을 적용할 경우 1조653억달러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번째, 아시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번째다.

글로벌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CompaniesMarketCap)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시총 순위 12위에 올랐다. 전날보다 한 계단 올랐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시총을 웃도는 규모로, 삼성전자(11위·1조2338억달러)와의 격차도 좁혔다.

마이크론도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장보다 19.3%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100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메모리 2·3위 업체가 동시에 시총 1조달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3강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AI 시대 핵심인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7%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2%, 마이크론은 21%였다. 반면 전체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36%, SK하이닉스 32%, 마이크론 23%로 삼성전자가 우위를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범용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AI 서버 핵심 메모리인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창사 이후 최고 기록이다.

회사는 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SSD(eSSD) 등 AI 중심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이 대규모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중심의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기반도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최초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192GB SOCAMM2 양산에 돌입했으며, 용인 클러스터와 M15X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AI 수요 확대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 수혜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선 상황에 AI 메모리 수요 급증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발표한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238억6000만달러, 영업이익 161억35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6%, 81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7.6%였다.

D램과 낸드, HBM 등 4개 사업 부문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HBM4 12단 제품 양산 출하도 시작했다. 10나노급 6세대 D램인 1γ(감마) 공정 수율 안정화에도 성공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마이크론은 미국 아이다호와 뉴욕, 일본 히로시마, 싱가포르 등에서 신규 생산시설 확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2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업종에 대한 투자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업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았지만,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위상이 바뀌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IB) 겸 자산운용사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세 배 이상 올려잡으면서 "AI가 메모리 산업 전반에 가져온 구조적 변화가 구체화할수록 마이크론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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