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빼면 한국뿐”…SK하이닉스 ‘1조 클럽’ 달성이 이룬 것 [QnA]
‘1조 달러 클럽’ 2개 보유국은 미국 제외 한국이 유일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SK하이닉스가 27일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03조원) 고지를 밟았다. 장중 1600조원까지 넘어선 SK하이닉스의 이번 기록은 국내 증시 역사상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시총 1조 달러 기업을 두 곳 이상 보유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됐다. SK하이닉스의 1조 달러 클럽 가입이 지니는 의미와 향후 파급 효과를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시총 1조 달러, 얼마나 큰 숫자인가?
1조 달러는 2025년 대한민국 GDP(약 1조8700억 달러)의 절반을 웃도는 거대한 숫자다. 또 한국의 1년 국가 예산(730조원)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이런 기업이 한국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2개가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만으로 한국의 GDP를 통째로 넘어서게 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 환경 내에서는 전 세계 수만 개 상장사 중 단 13개 기업만이 도달한 구간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을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이날 시가총액은 1조800억 달러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진입으로 마이크론 등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 기업 순위 12위권에 안착했다.
Q.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다른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1조 달러 클럽의 선두는 5조200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이어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1위부터 5위까지 포진해 있다. 6위에서 10위는 TSMC, 브로드컴, 사우디 아람코, 테슬라, 메타 순이다. 11위는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약 1조2300억 달러)이며, SK하이닉스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Q.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하면 뭐가 좋은가?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1조 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한 이정표가 아니라, 일종의 '바닥'으로 여겨진다. 주가가 특정 수준을 처음 돌파하는 순간, 그 가격대는 심리적 기준선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시총 1조 달러 진입은 향후 강력한 주가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수급 유입이 자리 잡고 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등 글로벌 주요 지수는 기업의 시총 규모에 비례해 지수 내 비중을 자동 조정한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커질수록 이 지수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지수를 그대로 따라 사는 글로벌 연기금과 펀드들은 의무적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더 많이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글로벌 자금 유입이 담보되면서, 탄탄한 주가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1조 달러 클럽 진입이 영구적인 안전지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흐름이나 기업의 재무 사정에 따라 언제든 클럽에서 밀려날 수 있다. 실제 월마트는 올해 2월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으나, 현재는 9500억 달러 수준으로 밀려난 상태다. 특히 2023년 초 시총이 최저 약 3500억 달러까지 빠지며, 1조 달러의 3분의 1 규모로 급감한 바 있다.
Q. SK하이닉스 주가는 왜 그렇게 올랐나?
'반도체 슈퍼 호황' 덕이란 게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엔비디아의 GPU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발주하는 HBM의 약 58%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AI 투자가 늘면 늘수록 SK하이닉스 매출이 자동으로 불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이날 특수한 호재 2가지가 겹치면서 급등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경쟁사 마이크론이 하루 만에 19.3% 폭등하며 시총 1조 달러를 먼저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신호가 글로벌 시장 전체에 퍼진 것으로 해석됐다. 또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됐다. 두 종목에 2배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이 새로 생기자 장 시작부터 매수세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는 분석이다.
Q.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오를 수 있을까?
국내외 증권가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SK하이닉스 목표가는 최대 380만원에 달한다. 현 주가 대비 약 7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날 목표가를 기존 32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올린 미래에셋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아지는 데다 SK하이닉스의 장기공급계약 비중도 늘고 있어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이미 189%에 달한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및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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