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다음은…" 오픈AI가 한국 콕 찍은 이유 [현장+]

홍민성 2026. 5. 2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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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권 오픈AI CSO 기자회견
"한국은 AI 전환에 유리한 시장"
공공·핵심 기업에 사이버 AI 확대
제이슨 권(Jason Kwon)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 사진=홍민성 기자


오픈AI가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핵심 산업 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인공지능(AI) 사이버 모델 접근을 확대하는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을 가동한다. 생성형 AI가 개인용 생산성 도구를 넘어 기업과 공공 인프라에 들어서면서 사이버 보안도 AI 전환의 핵심 기반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오픈AI는 한국을 AI 도입 속도와 산업 기반을 함께 갖춘 시장으로 보고 사이버 보안, 정책금융 등 공공·산업 영역에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은 AI 전환에 유리한 시장"

사진=오픈AI코리아

제이슨 권(Jason Kwon)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AI 도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에 특히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강점으로 빠른 디지털 기술 수용 속도, 공공 부문의 높은 관심, 반도체와 인프라를 갖춘 산업 구조를 꼽았다. 권 CSO는 "한국은 디지털 우선 사회"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일상에 적용해온 경험이 AI 도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한국 AI 생태계를 설명하는 주요 사례로 언급됐다. 권 CSO는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탄탄한 인프라, 수준 높은 기업, 숙련된 개발자 커뮤니티,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고 있다"며 "AI를 유망 기술에서 널리 공유되는 역량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인재와 산업 기반, 공공 부문의 의지를 함께 갖춘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의 한국 협력은 이미 AI 인프라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권 CSO는 질의응답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컴퓨트 구축 논의와 관련해 "SK와 삼성과 컴퓨트 구축 계획을 두고 계속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진전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프라 협력에 이어 사이버 보안과 공공 분야로 접점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오픈AI는 한국 시장의 사용 지표도 강조했다. 권 CSO에 따르면 챗GPT는 전 세계에서 주간 활성 사용자 9억명 이상을 확보했고, 100만곳 이상의 기업 고객이 오픈AI 기술을 조직 안에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 기업 고객, 유료 구독자 기준으로 모두 글로벌 상위 10개 시장에 들어간다.

권 CSO는 "한국 사용자들은 이미 AI를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생활과 업무 방식에 통합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흐름이 오픈AI가 한국의 AI 전환에 더 깊이 협력하려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공·기업으로 넓히는 사이버 AI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hreeIFC 회의실에서 제이슨 권 오픈AI CSO를 만나 AI 보안위협 대응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날 오픈AI가 공개한 핵심 계획은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이다. 이 계획은 오픈AI의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인 '데이브레이크(Daybreak)'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국내 기업이 첨단 AI 기반 사이버 방어 역량에 더 폭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실행계획이다.

권 CSO는 "AI가 기업과 공공기관, 핵심 인프라에 더 깊이 통합될수록 사람들이 의존하는 시스템은 더 디지털화되고 더 촘촘히 연결된다"며 "이는 큰 기회이지만 동시에 보안의 중요성을 더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 보안을 사후 대응의 영역에만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 CSO는 "사이버 보안은 취약점이 발견되거나 공격이 발생한 뒤에야 시작돼서는 안 된다"며 "처음부터 시스템 안에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AI를 활용하면 보안팀과 개발자들이 취약점을 더 일찍 찾고, 위험을 더 빠르게 이해하며, 수정 방안을 만들고 검증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오픈AI는 우선 한국의 관련 이해관계자들에게 최신 사이버 AI 역량에 대한 브리핑과 시연을 제공한다. 또 사이버 분야 신뢰기반 접근 프로그램인 TAC(Trusted Access for Cyber)를 통해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사이버 보안 당국의 첨단 사이버 모델 접근을 확대한다. 여기에 국가 핵심 산업을 담당하는 국내 주요 기업으로 TAC 접근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권 CSO는 "최신 사이버 AI 역량은 소수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한국의 주요 방어 주체들이 이를 활용해 공동의 안보와 공공 안전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AI는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을 통해 정부, 공공기관,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며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한국의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미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18일 샤샤 베이커 오픈AI 국가보안정책 총괄은 한국을 찾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주요 공공기관 관계자에게 최신 사이버 특화 모델을 시연했다. 전날에는 권 CSO가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과 만나 사이버 보안과 국가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오픈AI는 한국 공공기관이 검증 절차를 거쳐 TAC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주요 핵심 산업 기업에도 해당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간 기업과의 논의도 진행 중이다. 권 CSO는 TAC 프로그램의 국내 기업 확대와 관련해 "여러 한국 기업들과 복수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 관계의 비밀을 존중해야 해 그 정도로만 말하겠다"면서 특정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다.

물 관리부터 정책금융까지 넓어진 협력

제이슨 권(Jason Kwon)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 사진=오픈AI코리아

오픈AI는 한국에서 사이버 보안만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와 정책금융 영역으로 협력 대상을 넓히고 있다. 권 CSO는 "AI 전환은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사회와 공공 인프라, 혁신 기업의 금융 접근성, 국가 회복력처럼 사회에 직접 영향을 주는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전날 한국수자원공사와 '글로벌 기후변화 및 재난 대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물관리 분야에서 AI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기후변화로 심화되는 물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형 물 재난 대응체계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권 CSO는 "물 인프라는 필수 인프라"라며 "AI는 공공기관이 위험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빠르게 대응하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효과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안전과 삶의 질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기술보증기금과도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술평가와 금융 지원을 통해 혁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오픈AI는 이번 협약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스타트업의 기술과 사업모델, 시장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권 CSO는 "스타트업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기술과 사업모델, 시장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지원 기관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평가하고 충분한 근거를 갖고 의사결정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그는 "실질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 필요한 지원에 더 잘 접근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발 도구 넘어 업무 인프라로

제이슨 권(Jason Kwon)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 사진=오픈AI코리아


이 자리에서 오픈AI는 코딩용 도구인 챗GPT 코덱스의 한국 내 빠른 확산도 귀띔했다. 권 CSO에 따르면 한국의 코덱스 주간 활성 사용자는 올해 초보다 10배 늘었다. 지난 2월 코덱스 앱 출시 이후 한국 내 일간 상호작용은 3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은 코덱스 도입과 활용도 측면에서 글로벌 상위 5개국 중 하나다.

권 CSO는 "중요한 것은 성장 속도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쓰고 있느냐"라고 짚었다. 그는 "한국에서 코덱스 요청의 50%는 코딩이 아닌 업무"라며 "전문 개발자뿐 아니라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업무 흐름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실제 도구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코덱스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실험용 기술을 넘어 업무 현장에서 쓰이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 CSO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AI는 단순히 실험해보는 흥미로운 기술이 아니라 실제 일을 해내기 위해 의존하는 실용적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한국을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협력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 CSO는 "한국은 오픈AI에 매우 중요한 나라"라며 "오픈AI도 한국이 AI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세계적 반도체 생태계는 오픈AI가 이끌고 있는 글로벌 AI 생태계와 이미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오픈AI는 한국과 함께 첨단 AI를 더 널리 유용하게 만들고, 책임 있게 배포하며, 한국의 장기적인 회복력과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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