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 찬성에도… 삼성전자 노조 갈라진 마음은 남았다

김지원 2026. 5. 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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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투표에서 70%를 넘기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사진은 27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27 /연합뉴스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잠정합의에 도달한 삼성전자 노사가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통과시키며 2026년 임금협약을 최종 타결했다. 다만 높은 찬성률에도 불구하고 교섭 대표성과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소외 논란을 둘러싼 노조 내부 갈등은 새로운 과제로 남게 됐다.

27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 등에 따르면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73.7%(4만6천142명)로 가결됐다.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6만5천593명 중 6만2천616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5.5%를 기록했다.

이번 협약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마련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최종 합의에 실패하며 총파업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후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재개된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21일부터 예정됐던 총파업을 유보하고 조합원 투표에 돌입했다.

이날 잠정합의안은 가결되며 노사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협상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노조 내부 균열은 새로운 과제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투표에서 70%를 넘기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사진은 27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27 /연합뉴스


앞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동행노조 등 DX 부문 중심 노조들은 협상 과정에서 초기업노조가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교섭을 진행해 DX 부문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동행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DX 부문을 철저히 패싱하고 차별한 합의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과정에서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배제됐다며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과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DX 부문 노조들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는 부분은 성과급 배분 구조다. 이번 잠정합의안에 따라 DS 부문 직원들은 성과에 따라 수억원대 규모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DX 부문은 수백만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에 그쳐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DX 부문 노조들은 반도체 불황기에도 완제품 사업이 회사 실적을 떠받쳤음에도 성과 배분에서는 소외됐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DX 부문 직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섭 요구안이 특정 조합원(DS 부문)의 요구사항에 치우쳤으며 DX 부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법은 전날(26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교섭요구안이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에 치우쳐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된 점도 인정했다.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노조 내부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잠정합의안의 노조별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초기업노조에서는 80.6%(4만4천606명)가 찬성한 반면 전삼노에서는 21.1%(1천536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DS·DX 간 보상 격차와 교섭 대표성 논란이 투표 결과로도 확인된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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