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된 ‘100배 차이’ 성과급… DX직원들은 ‘사내 계급화’ 한숨

김호준 기자 2026. 5. 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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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합의안 가결’ 남은 과제
초기업 80% - 전삼노 21% 찬성
노사 신뢰 · 사업부간 협력 위기
‘핵심인재 이탈’로 이어질 수도
다운사이클 대비 투자도 ‘발목’
노노갈등 속 출근길 :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가 발표된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노사가 합의한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27일 노조 투표에서 가결되면서 최대 10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되던 성과급발 총파업 위기를 넘긴 삼성전자는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전자회사인 삼성전자는 반도체(DS)와 모바일·가전(DX) 양대 부문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력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하나의 삼성(One Samsung)’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번 성과급 갈등으로 노사 신뢰는 물론이고, 사업부 간 협력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예전과 같은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부문 간 성과급 격차에 따른 내부 분열을 서둘러 수습하고, 미래 투자에 매진하기 위한 보완책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투표가 찬성률 73.7%로 가결되면서 DS 부문 임직원들은 향후 10년간 자사주로 지급되는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내년부터 받게 된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350조 원으로 가정하면 메모리 사업부는 총 성과급이 6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DX 부문은 협상 타결 위로금 성격의 600만 원만 받게 돼 규모는 100배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사업부 간 성과급 양극화가 낳은 사내 계급화 정서를 해소할 정교한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투표율에서도 DS 부문이 많은 초기업노조는 80.6%의 찬성률을 보였지만, DX 부문 직원들이 막판에 가세한 전삼노에서는 찬성률이 21.1%에 그쳐 대비를 이뤘다.

이 같은 성과급 불평등은 핵심 인재 이탈이라는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도 크다. 실적 호황을 직접 견인한 메모리 사업부 외에 적자 상태인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와 DX 부문의 핵심 인재들이 대거 타 기업이나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로 자리를 옮기면 기술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매년 3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천문학적인 성과급 지출에 따른 미래 투자 재원 확보도 숙제다. 자사주 매입으로 일반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나 미래 투자 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주들의 불만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성과급 재원은 약 42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인 11조1000억 원의 4배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성과급 합의안이 상법상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인 이익 처분 행위를 침해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극화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도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상용 노동자의 연 임금 총액 평균은 5061만 원으로, 연봉과 성과급을 포함해 7억 원을 받게 될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직원 1명이 노동자 14명분의 연봉을 받게 되는 셈이다. K반도체 N% 성과급 후폭풍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큰 과제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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