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상안 가결⋯‘성과급 격차’ 후폭풍 현실화
노노 갈등 심화 속 과반 노조 체제 흔들릴 가능성도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한 2026년 임금협상안이 28일 노동조합 찬반투표를 최종 통과했지만 구미사업장을 비롯한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는 분위기이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도입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체계를 놓고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내부 반발이 커지면서 노노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DX 쪽 인력이 다수 포진한 구미사업장을 중심으로 동행노조 세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향후 노조 지형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7일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 73.7%(4만6142명)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는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6일간 진행됐으며, 투표권자 과반 참여와 참여 인원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해 협약안은 최종 확정됐다.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는 투표권자 5만7332명 가운데 5만5333명이 참여해 96.5%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80.6%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참여율은 높았지만 찬성률은 21.1%에 그쳤다.
이번 협약안의 핵심은 영업이익과 연동한 신규 성과급 체계다.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되는 반면,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약 2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면서 사업부 간 보상 차이가 뚜렷해졌다.
모바일·가전 중심의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는 대신 상생협력 차원의 자사주 600만원어치를 지급받는 것으로 합의됐다.
그러다보니 내부 분위기가 복잡하다. 특히 모바일·가전 중심의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메모리 중심 구조가 더욱 고착화됐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사업장의 경우 당장 집단 행동 움직임은 없지만, 상당수 직원들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사업장 한 직원은 “다들 신제품 출시와 7월 개발 일정 때문에 당장은 업무에 집중하고 있지만 내부 불만은 상당하다”며 “특히 DX 인력들은 메모리 중심으로 보상이 결정됐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노조 내부 균열 조짐도 감지된다. 기존 공동교섭단에는 초기업노조와 함께 3·4·5노조가 참여했지만, 이 가운데 ‘3노조’로 불리는 동행노조는 최근 독자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DX 인력 비중이 높은 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미사업장 직원들의 가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수개월 전 2000명 미만 수준에서 최근 약 1만4000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반도체 중심 성향이 강한 초기업노조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일부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투표에서도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반면, DX와 비메모리 조직 중심의 반대표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메모리사업부 이해관계에 치우쳤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법적 대응 움직임도 있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노조 측은 투표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이미 투표와 개표가 종료된 상태여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금협상이 삼성전자 노조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DS 중심 노조와 DX 중심 노조로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약 7만1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가 약 12만8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 수준의 조합원 이탈만 발생해도 과반 노조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실제 내부 게시판 등에서는 “파운드리·시스템LSI와 DX 조직의 불만을 관리하지 못할 경우 과반 노조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공동교섭단은 이날 오전 11시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열고 최종 합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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