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후보 44명 ‘부적격’에도 공천장…대체 어떻게? [6·3 전과기록부]
‘예외 없는 부적격’에도 6명 공천장…‘파렴치 범죄’ 저촉 후보만 32명
공관위 ‘3분의 2’ 찬성 시 예외 적용…국민에겐 가려진 당내 판단 기준
민주당 “범죄 후 수차례의 선거 통해 유권자께 용서 받는 경우도 존재”
(시사저널=정윤성·강윤서·정윤경·이강산 기자)
알고 계신가요. 6월3일 지방선거 출마자는 7829명입니다. 그 중 우리 동네에 누가 출마하는지, 그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계신가요. 나를 대신해 일할 풀뿌리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지만, 사실 누가 더 공직에 어울리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그래서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라는 4대 원칙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실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충분한 객관적 정보 제공입니다. 기준을 세워서 검증을 하고 판단을 하려면 최소한의 객관적 정보 제공은 필수적입니다. 주권자로서 주권을 행사하기 전 우리 동네 후보들의 정보를 확인하는 일, 어쩌면 그것이 주권자로서의 가장 무서운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편집자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명단·전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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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눈높이에 맞는 유능한 후보, 깨끗한 후보를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뽑고 그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선거에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1월1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클린선거 선포식' 기자회견 발언 중)
'정치는 말보다 행동'이라는 얘기가 있다. 열 마디 화려한 구호보다 한 가지 뚜렷한 성과가 국민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갈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클린 공천'을 실천하겠다고 유권자에게 약속했다. 선거일을 약 일주일 앞두고 시사저널은 민주당 내부 '공천 기준'과 실제 공천을 받은 후보들의 '자격'을 대조해 그 진정성을 확인해봤다.
후보자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지표는 바로 '전과' 기록이다. 시사저널이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 3214명의 전과 기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과를 보유한 후보는 95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44명은 민주당 당헌·당규상 공천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격' 후보가 어떻게 공천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복잡한 '예외 조항'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당규 제10호 제17조 4항에 따르면,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공천관리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예외적으로 공천이 가능하다. 공관위 내부에서 어떤 판단 하에 결정을 내렸는지 외부에선 확인할 수 없기에 사실상 공천의 '마스터키'가 될 수 있는 규정인 셈이다.

사기·폭행·뇌물공여…'파렴치 범죄' 규정해도 공천장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천 심사 기준을 '예외 없는 부적격'과 '부적격' 두 가지로 분류했다. 예외 없는 부적격에는 살인·강도·방화·약취유인·마약 등 강력범죄와 성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 뺑소니, 음주운전 등 크게 6개 항목이 해당됐다. 일부 미성년 시절 범죄를 제외하면 형량이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는 항목들이다. 음주운전의 경우 선거일 기준 15년 내 음주운전 3회 이상, 10년 내 2회 이상 적발됐거나,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18일) 이후 한 번이라도 적발된 경우 공천 배제 대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예외 없는 부적격 대상에도 예외가 확인됐다. 해당 기준엔 저촉됐지만 공천을 받은 후보는 총 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무관용 원칙 속에서도 공천을 받은 데엔 당헌·당규상 추가적인 예외 조항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민주화·노동 운동 관련 범죄는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실제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와 김의겸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 재보궐 후보 등을 포함한 6명은 대부분 1980~1990년대 학생·노동운동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방화, 집회 및 시위 관련 법 위반, 화염병 사용,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이 밖에 단순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32명은 민주당이 규정한 '파렴치·민생범죄' 유형에 해당됐다. 민주당은 사기·공갈·폭행·절도·협박·상해·횡령·배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해당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공문서 위조, 도박, 명예훼손, 병역기피, 무고 등 사회적 통념과 거리가 있는 대부분의 범죄는 이 기준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사기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보가 12명으로 부적격 기준에 해당됐다. 전남 강진군수 선거에 출마한 차영수 후보는 2014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충북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완철 후보 역시 1999년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노찬 충남 서천군의원 후보는 1993년 사기죄로 징역 10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3년 뒤인 1996년 다시 같은 법 위반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불법 정치자금 받았어도…'본인 선거' 아니면 공천 가능
상해·폭행 전과로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도 10명으로 집계됐다. 김경습 거제시의원 후보는 폭행 2건, 명예훼손 3건, 상해 1건 등 총 6건의 전과 대부분이 민주당의 파렴치·민생범죄 유형에 해당한다. 그는 2018년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특수폭행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23년에도 폭행 혐의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창원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해정 후보의 경우 집단흉기등폭행, 재물손괴, 주거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박 후보 역시 집시법 위반 등이 경합됐다는 점에서 민주화·노동운동 관련 예외 조항을 적용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범죄 유형인 부정부패 전과자도 있었다. 민주당은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조세 관련 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부적격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준을 무시하고 공천을 받은 후보는 총 7명이다.
인천 서구청장 후보인 구재용 후보의 경우 1996년 뇌물공여, 위계공무집행방해, 공문서 위조 및 행사,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구 후보는 이후에도 2013년 산지관리법 위반 방조로 벌금 200만원, 2014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로 공천 받았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도 별도 부적격 기준을 두고 있다. 단,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더라도 '본인 선거와 직접 관련된 경우'만 부적격 기준에 해당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권자로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후보들이 공천을 받아 출마했을 때 어떤 경위로 예외가 인정됐는지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민주당 후보는 7명이었다. 경기 하남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광재 후보도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에도 공천장을 얻었다. 이 후보는 2004년 벌금 3000만원, 2010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2012년 벌금 500만원 등 과거 본인이 출마한 공직선거 당시에 다수의 형사 처벌을 받았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2010년의 경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된 만큼 예외 조항을 적용하더라도, 규정상 부적격 기준에 해당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부적격 후보들도 출마할 수 있는 예외를 둬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며 "가령 지역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다. 또 공관위에 후보와 관련해 360도로 여러 투서도 들어오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소명하는 그런 절차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토대로 예외 적용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판단할 만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치 경력이 있는 후보들의 경우에는 수십 년 전의 범죄 전력에 대해 수차례 선거 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지역구에서 어느 정도 용서 받은 점을 감안해 (공천을 하는) 정치적 판단 등 다양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천을 받아서 경선을 치르고, 그 과정에서 추가 검증을 이루기도 하기 때문에 (공관위에서도) 이런 복합적인 판단 하에 예외를 적용해줬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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