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이 사람] “현장 경험이 진로를 바꿨다”…제빵사에서 자동화 기술인 꿈꾸는 폴리텍 청년 안호준 씨

"현장에서 자동화 설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단순히 일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안호준(23) 씨는 자신의 선택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과제빵점 새벽 근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자부품 생산라인 경험을 거쳐 자동화 기술인의 길로 진로를 바꿨다. 현장 경험이 학습 동력이 된 사례다.
안 씨의 첫 직장은 지역 제과제빵점이었다. 제빵 일을 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고교 시절 제과제빵 학원을 다녔고 졸업 후 곧바로 현장에 취업했다.
그는 "어머니 권유로 자연스럽게 제빵 일을 시작했지만 새벽 3시에 출근해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다"며 "주 6일 근무를 하다 보니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결국 그는 6개월 만에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LG이노텍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1년7개월 동안 품질보증관리 업무를 맡아 생산라인 마지막 공정에서 제품 검사를 담당했다.
안 씨는 "생산라인에서 자동화 설비가 돌아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기술 분야에 관심이 커졌다"며 "현장에서는 자동화 기술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다는 걸 직접 느꼈다"고 말했다.
폴리텍 진학의 계기는 직장 동료였다. 창원 폴리텍 기계시스템과 출신 정규직 동료가 "폴리텍에서 실무를 제대로 배우면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고 마침 진로 고민을 함께하던 중학교 친구와 상의 끝에 입학을 결정했다.
자동화시스템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동화 기술은 어느 산업현장에서나 꼭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했다"며 "LG이노텍에서 경험한 생산라인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무 경험은 학업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일반고 문과 출신이지만 현장에서 접했던 설비와 공정을 학교에서 다시 배우다 보니 이해가 빨랐다.
안 씨는 "현장에서 봤던 내용을 학교에서 이론과 실습으로 배우니까 훨씬 재미있고 이해도 잘 된다"며 "수업이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실제 현장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성적도 우수하다. 현재까지 평균 학점 4.43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비결로 '함께하는 복습'을 꼽았다. 반장을 맡고 있는 그는 방과 후 학생들과 함께 복습하는 시간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자격증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산업안전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 위험물산업기사와 자동화설비산업기사 취득을 준비 중이다. 졸업 전까지 3개의 산업기사 자격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안 씨는 "기술직은 결국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격증과 실무 역량을 함께 갖춰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 후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SK실트론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안 씨는 "현재 성적을 유지하면서 자격증도 추가로 취득해 SK실트론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꾸준히 배우고 성장해서 현장에서 인정받는 자동화 기술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진로를 완벽하게 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러 현장을 경험하며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았는 데 폴리텍은 실무 중심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인 만큼 직접 부딪히며 자신의 가능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