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8일 자산배분안 확정…국내주식 리밸런싱 분수령

민경진 2026. 5. 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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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비중·허용범위 조정 촉각
6월 리밸런싱 유예 종료도 변수
"국민연금 결정, 증시 수급 가를 것"
이 기사는 05월 27일 10: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문경덕 기자

국민연금이 오는 28일 향후 5년간 기금 운용 방향을 정하는 중기자산배분안을 확정한다. 코스피 랠리로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가운데, 6월 종료 예정인 리밸런싱 유예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결정은 하반기 국내 증시 수급은 물론 국민연금의 중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8일 제5차 회의를 열고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중기자산배분은 향후 5년간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군별 목표 비중과 운용 방향을 정하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핵심 계획이다. 기금위는 지난 15일 제4차 회의에서 중기자산배분안 수립 현황을 중간보고받고 주요 검토 방향을 논의했다. 한 달에 두 차례 기금위가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장 관심은 국내주식 비중 조정 여부에 쏠려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14.4%였다. 지난해 5월 확정한 2026년 기금운용계획에 따른 수치다. 하지만 올해 초 코스피 급등세가 이어지자 기금위는 1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로 0.5%포인트 높이고 기계적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국민연금이 대규모 매도에 나설 경우 증시 수급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후 상황은 더 급격하게 바뀌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실제 국내주식 비중은 25%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목표 비중을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주가 상승으로 국내주식 평가액이 불어난 데다 리밸런싱 유예로 즉각적인 매도 압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목표 비중과 실제 비중의 간극이 크게 벌어졌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해외주식과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산배분 전략을 짜왔다. 장기적으로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웃도는 순유출 국면에 들어가면 보유 자산을 팔아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국내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매도 충격이 국내 증시에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금 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결정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커진다.

하지만 올해 초 한시적으로 유예한 리밸런싱 조치가 6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28일 기금위 결정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 압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행 목표 비중과 허용범위를 그대로 유지하면 국민연금은 상당한 규모의 국내주식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시장에서는 국내주식 목표 비중과 허용범위를 얼마나 넓히느냐에 따라 향후 매도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제4차 기금위에서는 국내주식 비중 상단을 현행보다 높이는 방향에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가 구조적으로 재평가되는 국면이라면 기존 자산배분 틀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 매도 충격을 줄이고 국내 증시 랠리를 일정 부분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확대 폭을 놓고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국내주식 비중을 단번에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식의 급격한 조정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증시 상승이 기업 실적 개선과 밸류업에 따른 구조적 재평가인지, 반도체 사이클과 유동성에 따른 일시적 순환 장세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리밸런싱 기준을 성급히 바꾸면 향후 증시가 조정받을 때 기금 운용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평가이익에 힘입어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중순 기금 적립 규모는 1800조원을 돌파하고, 올해 누적 수익률도 20%대에 올라섰다. 그만큼 자산배분 원칙을 어디까지 유연하게 적용할지를 둘러싼 고민도 깊어진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주식 허용범위와 리밸런싱 유예 처리 방향에 따라 하반기 증시 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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