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나라를 구했다”…낯뜨거운 충성 경쟁장 된 美 내각회의

미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경쟁적으로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는 정량 분석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공개된 내각회의 영상을 전수 분석한 결과 장관급 인사들의 발언 6문장 중 1문장꼴로 대통령을 향한 아첨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의례적 인사가 아니라 회의 발언 시간의 상당 부분이 대통령 개인을 추켜세우는 데 할애됐다는 의미다.
NYT가 분류한 아첨 유형은 세 가지다. 대통령 본인에 대한 직접적 찬사, 민주당을 비롯한 정적 깎아내리기, 그리고 부처나 기관이 거둔 성과의 공을 대통령에게 돌리는 발언이다. 참석자별로 선호하는 방식이 달랐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직접 찬사 비중이 높았고 JD 밴스 부통령은 민주당 공격에 시간을 더 썼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정보기관 성과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공으로 귀속시키는 화법을 즐겨 구사했다.
수위가 상식선을 넘어선 발언도 적지 않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미국을 위해서라면 총도 맞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월 첫 월요일인 노동절을 “트럼프 무역정책의 날”로 부르자고 했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당신이 이 나라를 구했다”고 단언했다. NYT는 이런 발언들이 객관적 사실관계와 어긋나거나 과장된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1기 행정부와의 차이도 뚜렷하다. 첫 임기 당시 내각은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일부 자임했지만 2기 내각에서는 그런 흐름이 사라졌다. 대신 모든 난제는 대통령만이 풀 수 있다는 식의 서사가 자리 잡았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전구와 트랜지스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어낸 나라가 미국인데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대통령은 트럼프 한 사람뿐”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없었다면 미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 사안에서는 ‘트럼프 만능론’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루비오 장관은 캄보디아와 태국 사이 국경 충돌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전화 한 통으로 교전을 중단시켰다며 “세계 어느 지도자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 국면에서도 비슷한 화법이 반복됐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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