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찾아낸 위기가구, 돌볼 사람 없으면 '무용지물'
AI 시대의 사회복지 혁신' 주제로 열어
"기술 효율성이 복지 효과성 담보 못 해"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진입하면서 사각지대 발굴에 대한 기대와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오는 28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AI 시대의 사회복지 혁신'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AI 도입의 윤리적 쟁점과 한국형 복지 시스템의 방향성을 집중 논의한다고 27일 밝혔다.
제1주제 발표를 맡은 황광선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AI는 아동보호 위험 예측 등 이미 복지 인프라로 깊숙이 들어왔지만 편향과 불투명성이라는 해(harm)를 반복해 왔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현재 가동 중인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의 한계를 날카롭게 짚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위기가구 사망사고 54건 중 48.1%(26건)는 '이미 시스템이 발굴했던 가구'였다.
제2주제인 '복지행정의 AI 도입과 정책 성과' 발표에서 김현정 동아대 교수는 해외 선진 사례를 비교 분석해 대안을 제시한다.
현재 에스토니아는 국가 데이터 플랫폼 'X-Road'를 기반으로 시민이 신청하지 않아도 AI가 복지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자동 연계하는 중앙집중형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다기관 데이터공유협정(DSA)을 바탕으로 한 연합/분산형 모델로, 데이터 성숙도 관리 모델과 윤리적 거버넌스를 결합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두 사례를 접목해 에스토니아식 'Once-Only(정부엔 정보 한 번만 제출) 법제화'와 영국식 '연합 거버넌스'를 융합한 '한국형 하이브리드 AI 복지행정 모델'을 제안할 예정이다.
오영삼 국립부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직 사회복지사 308명을 대상으로 한 AI 수용 태도 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문서 ·조직관리의 경우 기안문 작성, 재정 관리 등 표준화된 업무는 AI 대체 기술 가능성과 복지사들의 대체 희망도가 모두 높았지만 직접 서비스인 상담, 돌봄, 사례관리 등 정서 중심 업무는 대체 가능성과 희망도 모두 매우 낮았다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 교수는 "행정 업무를 자동화해 사회복지사의 눈을 문서가 아닌 클라이언트에게 돌리도록 돕는 것이 AI 복지 혁신의 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제 발표에 이어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하는 종합토론에서는 기술 효율성에 매몰되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형용 동국대 교수는 AI로 절약된 행정 시간은 수급자와 더 오래 대화하는 '사람과의 만남'으로 재배치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김수영 서울대 교수는 사회복지는 탈빈곤 효과가 낮더라도 공동체원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지속하는 '연대와 인간 존엄'의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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