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소용없다…가구업계 덮친 '내수 불황', 수출은 먼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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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며 호재로 작용하지만 침대 및 가구 산업은 구조적으로 '킹달러' 장세를 비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그동안 소규모로 잡히던 수출 실적 역시 정기적인 글로벌 판매가 아닌 비정기적 특판 성격이었다"라며 "현재는 해외 확장보다 국내 프리미엄 침대 시장 대응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업계가 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수출 확대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완제품 부피가 크고 배송·설치·AS 비용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 때문이다.
특히 침대·소파·붙박이장 같은 대형 가구는 제품 가격 대비 물류비 비중이 높다. 여기에 현지 배송과 설치, 사후관리(AS) 비용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해외 판매 확대가 쉽지 않다. 실제로 침대 제품은 국가별 주거 구조와 소비자 체형, 선호 매트리스 규격 등이 달라 현지 맞춤형 생산 및 유통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자동차·가전처럼 대량 물류를 통한 환율 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리기 어렵고 오히려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해상 물류비 부담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가전은 컨테이너 단위 대량 선적이 가능하지만 침대·가구는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현지 설치 인력까지 필요하다"라며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수익성이 바로 개선되는 산업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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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 등 오피스 가구 업계도 해외 법인을 통한 활로를 모색해 왔지만,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오피스 이전 및 사옥 수요 감소 여파로 내수 시장 방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현대리바트가 최근 이라크 해수처리시설 가설공사 등 중동 지역에서 일부 해외 수주를 확보했지만, 이는 순수 가구 수출이 아닌 해외 플랜트 현장의 숙소·사무실 조성 중심의 B2B 사업이다. 본업인 가구·인테리어 분야에서는 현대리바트 역시 국내 특판과 내수 시장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는 해외 진출보다 국내 생산기지 고도화와 프리미엄 시장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에이스침대는 최근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 약 45억원 규모의 기계장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투자 목적 역시 해외 생산 거점 확대가 아닌 '내용연수 연장 및 생산력 증가', '품질 향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가구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단순한 '불황 대응'을 넘어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처럼 외형 확대를 위한 무리한 해외 진출보다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과 마진율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5월 들어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으며 제조업 전반에서는 수출 기대감이 커졌지만, 가구업계는 산업 특성상 환율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리스크가 큰 해외 확장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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