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회사서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으로…허은철號 GC녹십자 ‘터닝 포인트’③ GC녹십자, 웰빙 덜고 알리글로에 무게추 옮긴다
희귀질환·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 모색

GC녹십자가 다음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계열사를 정리해 마련한 현금으로 알리글로와 함께 희귀질환 치료제,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녹십자웰빙 지분 정리는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녹십자는 올해 3월 보유 중이던 녹십자웰빙 주식 392만250주를 지주사인 GC녹십자홀딩스에 처분했다. 가지고 있던 지분 22.1% 모두를 전량 처분한 것이다. 녹십자가 녹십자웰빙 매각으로 받는 대가는 505억원이다.
웰빙 지분 정리로 연구개발 투자 실탄 확보

녹십자의 경우 알리글로 미국 사업 확대, 혈장센터 운영 안정화,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개발, 백신과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투자까지 고려하면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녹십자웰빙 지분 처분에 대해 비핵심 사업을 덜어내고 본업과 연구개발 중심으로 투자 여력을 돌리는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이번 거래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녹십자웰빙은 수익을 내는 계열사로 녹십자의 실적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녹십자웰빙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3% 성장한 164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33% 늘어난 1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마운자로 판매 효과로 4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분을 정리하면 녹십자는 현금을 확보하는 대신 웰빙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분 가치 상승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결국 이번 거래의 평가는 확보한 505억원이 어떤 사업에 투입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지느냐에 달린 것이다. 일단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알리글로 피하주사제형을 포함해 연구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희귀질환·ADC 등 파이프라인 '확장'
이외에도 녹십자는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녹십자는 앞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통해 희귀질환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헌터라제 ICV는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녹십자는 2021년 일본에서 헌터라제 ICV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2024년 11월 러시아에 이어 페루에서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여기에 녹십자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 후보물질 'GC1130A'를 개발 중이다. GC1130A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과 한국, 일본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5년 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산필리포증후군치료제는 없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재활 치료만 이뤄지고 있어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다.
이외에도 회사는 카나프테라퓨틱스와 EGFR·cMET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기반 ADC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녹십자가 외부 바이오텍의 기술을 활용해 신규 모달리티를 보강하는 방식에 가깝다. 전임상은 양사가 공동 추진하고, 후보물질 최적화와 제조 공정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주도하며, 임상은 녹십자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