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을 부르면 꽃이 되듯… 따뜻한 애칭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사랑합니다]

언젠가 한 번은 회식에 갔던 남편이 자정이 되도록 오지 않고 전화기는 불통인 데다 마지막엔 핸드폰마저 꺼져 있는 상태로 전환되었다. 불안한 마음에 잠도 못 자고 기다리고 있는데, 1시가 넘어서야 귀가한 남편이 그제야 핸드폰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술을 잘 못 하는 남편인데 피곤함과 취기로 인해 택시에 두고 내린 것 같단다. 핸드폰을 분실했을 때 온전히 찾을 확률이 낮다는 사실에 속이 상했고,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되어 있긴 하나 각종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가족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분실했다 하니 ‘그러게, 먹지도 못하는 술은 왜 먹어서 그렇게 정신을 못 차렸냐, 카드사와 은행 정보를 리셋하는 번거로움은 어떻게 할 거냐, 핸드폰 잔여 할부금 처리는 어떻게 하느냐’ 등등 내가 하고 싶은 화풀이만 나왔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 핸드폰으로 계속 통화를 시도했고, 30분 만에 드디어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핸드폰을 분실했는데요, 제 남편 핸드폰이라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만..”
“아, 안녕하세요. 여기 ○○경찰서입니다. 택시기사님이 분실 핸드폰이라고 맡겨 두고 가셨는데, 배터리가 소진되어서 그러잖아도 충전을 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중입니다. 지금 찾으러 오실 수 있으신가요?”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함께 새벽 2시의 칼바람을 가르며 ○○경찰서로 달려갔다. 본인의 물건인지 사실 관계, 신분증 확인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저장된 이름까지 확인하여 전화를 걸어 보게 되었다.
“전화 주신 분 번호와 이름은 어떻게 저장되어 있죠? ”
“남편은 ‘대통령’이고요. 010-0000-0000입니다.”
“아내는 ‘사랑스런 영부인’이고요. 010-0000-0000입니다.”
함께 계시던 경찰관분들이 미소를 짓고 계셨다.
“네, 모두 확인되셨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저희도 당황했습니다. 영부인이라고 떠서 청와대로 연락할 뻔했습니다. 핸드폰 찾아드리고 이렇게 훈훈하기는 처음이네요. 두 분 행복하시고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세상에는 다양한 호칭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부모님이 지어 주신 소중한 이름 외에도, 더 사랑스럽거나 존중받을 만한 호칭으로 마음을 담아 붙여 주고 싶은 ‘별’과 같은 것이다.
남편을 향한 지극 정성에도 모자라 고려 말기 최후 충신의 이름을 붙여 존중의 마음을 표한 친구의 모습처럼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 친구가 친구에게, 직장 선배나 후배에게,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애칭으로 다가가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호칭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안아 주며 살아가고 싶다.
영부인은 오늘도 대통령에게 문자를 보낸다. ‘사랑합니다’라고...
고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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