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만나면 거짓말을 계속 하는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마음상담소]

2026. 5. 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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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 독자 고민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중 한 친구 때문에 자꾸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 친구는 습관적으로 사소한 거짓말을 하곤 합니다. 옆 학교의 인기 많은 남학생과 친하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기도 했고, 아이돌 팬클럽 임원이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서른이 된 지금까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연봉을 부풀리거나, 가 본 적 없는 맛집 사장님과 친분을 과시하는 식입니다. 이간질을 마주할 때는 더욱 화가 납니다. 최근에는 다른 친구에 대한 험담을 제게 하더니, 정작 그 친구한테는 제 욕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모임의 다른 이들은 여전히 그와 잘 지내는 듯 보여 저만 예민하게 구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입니다.

A : 그런 행동을 고치려 들면 피로감만 쌓여… 거리두기 필요

▶▶솔루션

나를 좀먹는 관계는 거리 두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친밀한 관계를 맺을 때 신뢰는 가장 기본이 되는 토대입니다. 그 토대가 사소한 거짓말로 흔들릴 때 우리는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 심리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사람들이 사소한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대개 자아가 빈약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을 때 그렇습니다. 본연의 모습으로는 사랑받거나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거짓말은 자신을 보호하고 가치를 높이려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입니다. 또한 이쪽저쪽에서 말을 옮기는 것도 본인이 관계의 중심에 서서 통제하고 싶은 욕구의 발로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불화를 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친구처럼 상황에 따라 이득을 취하기 위해 말을 바꾸는 경우는 일종의 성격장애 범주로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도구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엮일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거짓말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 친구의 태도를 고치려 들거나 이유를 분석하는 데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마음속에 심리적 경계선을 긋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가 하는 말은 정보가 아닌 단순 소음으로 간주하며 중립적으로 대응하고, 깊은 속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간질을 일삼는 사람들은 대개 삼각관계를 형성해 갈등을 증폭시킵니다. 가장 확실한 대처법은 당사자에게 사실 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험담을 옮길 때마다 직접 확인해 보겠다며 담담히 대응하면, 이간질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이와 잘 지낼 의무도, 능력도 없습니다. 인연을 맺은 시간이 길다고 해서 그 인연의 질까지 보장되지 않습니다. 신뢰가 없는 관계는 서서히 삶의 의욕을 갉아먹습니다. 나를 혼란과 불안에 빠뜨리는 이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진심을 나누는 이들에게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진실한 인연은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고요하고 단단하게 이어지는 법입니다.

차승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법제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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