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은 이제 호주에서 투잡 뛸까… KIA와 덤덤했던 이별, 어차피 언젠가는 했어야 했다

김태우 기자 2026. 5. 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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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공수 모두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결국 웨이버 공시되며 KIA와 인연을 정리한 제러드 데일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올해 KIA의 아시아쿼터 선수로 입단한 호주 출신 내야수 제러드 데일(26)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를 앞두고 KIA 선수단을 찾았다. 1군에 등록된 게 아니었다.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KIA는 26일 KBO에 데일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리그에 시행된 아시아쿼터 초대 멤버 중 유일한 야수로 입단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데일은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10명의 아시아쿼터 선수 중 가장 먼저 집으로 가는 씁쓸함을 맛봤다. 그래도 성공하겠다는 의지 속에 성실하게 일상생활에 임한 선수였다. 기량이 부족했을 뿐, 그 외의 다른 것에서는 특별히 나무랄 것이 없었다.

짧은 동행이었지만 정이 들었고, KIA 선수들도 데일의 앞길의 축복하며 진심 어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호 KIA 감독도 “그래도 덤덤하더라”고 안타까워하면서 “또 다시 만날 수도 있으니 각자의 그것에서 잘 하자는 덕담도 나눴다. 인사를 잘 나눴다”고 마지막 장면을 설명했다.

데일은 웨이버 절차를 거친다. 데일을 원하는 팀은 영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시아쿼터 선수 중 데일만 유일하게 야수였다. 투수로 아시아쿼터를 채운 9개 팀 중 이를 야수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가진 팀은 현시점에서 없다. 웨이버 공시 기간 중 클레임이 없으면 올해는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데일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팀을 떠나게 된 데일은 26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1군 선수단을 찾아 작별 인사를 한 뒤 호주로 향한다 ⓒKIA타이거즈

다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이별이었다. KIA는 데일을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영입했다. 박찬호가 떠난 지금, 당장 팀이 키우는 젊은 내야수들은 풀타임 경력이 없었다. 어느 한 선수에게 맡기기는 위험 부담도 따랐고, 부상자라도 생기면 곤란한 상황이 예상됐다. 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한 자리를 맡아달라고 기대했던 데일이다. 다만 KIA 야수들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랐고, 시즌 뒤 어느 정도 예정됐던 이별이 당겨진 것뿐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도 관심이다. 요즘이야 호주 야구가 국제 경쟁력을 불려가고 있지만, 자국 리그나 인프라는 취약하다. 호주에서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이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시절 미국으로 향하는 게 현실이다. 데일도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레벨에서 높이 올라가지 못했고, 지난해 일본에서도 2군에 머물렀다. 올해 KIA에 왔으나 궁극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계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즌 초반 연속 경기 안타로 주목을 받기는 했으나 사실 잘 맞은 배럴 타구의 비율은 크게 떨어졌다. 코스가 좋은 안타가 많았다. 이른바 ‘바빕신’이 붙은 것이다.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은 갈수록 평균에 회귀하는 경향이 있고,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은 데일에게도 그 시기가 금세 찾아왔다. 1군 타율이 0.256까지 처진 끝에 2군으로 갔다. 수비에서도 문제점이 여럿 있었다.

▲ 계약 당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데일은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하며 눈도장을 받는 듯했으나 결국 그 기세를 오래 이어 가지 못한 채 웨이버 공시되는 비운을 맛봤다 ⓒKIA타이거즈

아직 젊은 나이라 야구 선수로서의 경력은 계속 이어 가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기량으로 한국이나 일본에서 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꽤 알려지고 수준이 검증된 리그인 KBO리그에서 약점이 너무 잘 드러났다. 다시 마이너리그로 가기도 힘들다. 일단 호주로 돌아가 뛸 곳을 찾는 게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 감독도 “호주로 넘어갔다가 다른 것도 준비하고 그러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 했다.

호주 프로야구 리그는 지금이 휴식기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라 지금이 겨울 초입이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다. 시즌도 우리보다 훨씬 짧다. 그래서 호주 프로야구의 스타급 선수들도 비시즌 때는 다른 일을 한다. ‘투잡’을 하는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실제 시즌이 끝난 뒤 스타 선수들이 구장 관리를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 이 시기 호주로 전지훈련을 가는 KBO리그 구단들이 “저 선수도 저러나”라고 할 정도로 깜짝 놀랄 정도다.

데일도 호주로 돌아가 새로운 구단을 찾는 것은 물론, 비시즌 때 할 일을 구해야 할 전망이다. 데일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총액 16만 달러(계약금 4만 달러·연봉 7만 달러·인센티브 4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중 계약금과 연봉은 전액 보장되지만, 중도 퇴출로 인해 인센티브는 상당 부분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호주 리그에서 버는 돈보다 단기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을지는 모르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한국 땅에 진하게 남기고 떠난다.

▲ 야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이어 가길 원하는 데일은 일단 호주로 돌아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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