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김어준 뉴스공장'… 민주당 134명 국힘 0명 출연

박재령, 정철운, 정민경 기자 2026. 5. 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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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유튜브 저널리즘의 오늘 ②
선거 앞둔 '뉴스공장', 정치인 출연 잇따라
"100년 전 프로파간다 시대 다시 도래"
유튜브 시장에서 '저널리즘' 구현 가능할까

[미디어오늘 박재령, 정철운, 정민경 기자]

▲ 2025년 9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 '정준희의 논'에 출연한 김어준씨.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성 언론이 모순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해온 것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6·3 지방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유튜브 출연이 잦아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선거 후보자와 선거 전략 짜는 김어준

미디어오늘이 4월23일부터 5월22일까지, 22일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치권 인사들의 당적을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134명, 조국혁신당 12명, 진보당 2명(중복 출연 포함)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소속 인사는 0명이었다.

▲ 4월23일부터 5월22일까지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정치권 인사들의 당적을 조사한 결과. 그래픽=안혜나 기자

이는 TBS 시절 '뉴스공장'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던 2022년 5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22일간 출연자들을 조사했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19명, 국민의힘 11명, 정의당 6명으로 나타났다. 정치인들의 출연 빈도가 4배 이상 증가했을뿐더러 한쪽으로 출연자가 쏠린 결과를 보였다.

최근 김어준씨는 방송에 출연한 후보자와 함께 선거 전략을 고민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후보에게 선거송을 묻고 구호를 외치게 한 다음, 어떻게 해야 귀에 꽂힐지 조언하고 평가한다. 다음은 지난 20일 울산 남구갑 보선에 출마한 전태진 후보의 출연분 일부다.

▲ 2026년 5월20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갈무리.

전태진=많이 도와주시면 민주당 최초로 남구갑에서 승리를 가져오겠습니다.

김어준=그렇죠. 남구갑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아직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죠. 로고송 있었는데 한 번 불러봐 주세요.

전태진=찐 찐 찐 찐 찐 전태진~ 1번 전태진~ 진짜가 나타났다 1번

김어준=나쁘지 않고요(웃음). 구호는 뭐였죠.

전태진=슬로건은 '일 잘하는 집권여당 후보. 이재명 정부와 함께'인데요, 구호는 '남구는 후진금지, 전진 전진 전태진'입니다.

김어준=여기서 약간 라임이 잘 안 맞는데 남구는 빼고, '후진 금지 전진 전태진' 이렇게 짧게 해주세요. 설명하려고 하지 마시고. 변호사 출신이시라 자꾸 설명하시려고 하는데 짧게 해주십시오.

김어준씨는 TBS 라디오를 진행하던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다. 선거방송심의규정 21조 3항은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사람을 선거기간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둬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현재 김씨의 유튜브 채널 역시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는 정식 언론사이지만 선거 공정성과 관련된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인터넷언론 발행인 '전한길', 후보자 공개 지지

유튜브 방송에선 정치 평론과 지지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유튜브 '이동형TV'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는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앞으로 김용남은 계속 잘 나올 수밖에 없다. 그전에는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국 대표가 (지지율이) 많이 나왔지만 김용남이 민주당 간판을 달아서 계속 김용남이 1등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민주당 커뮤니티에서 이동형 작가는 '친김용남', 김어준씨는 '친조국'으로 인식된다. 지난 7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했을 당시 김용남 후보는 자신의 방송에서 조국 후보와 양자토론을 제안하는 김어준씨를 향해 “불리한 지형에서 전투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어준씨가 조국 후보에 우호적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대목이다.

▲ 2026년 5월21일 유튜브 '1waynews 한길뉴스' 영상 갈무리. 김현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전한길씨가 돕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친한계와 친윤계의 대립이 유튜브에서 표출된다. 유튜브 '고성국TV'를 진행하는 고성국씨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를 연일 공격한다. 지난 21일자 영상 제목은 <한동훈 똘마니들 징계 안 하면 당도 아니다>였다. 고씨는 “이번 선거에서 한동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보다 더 큰 비극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언론으로 등록된 '전한길뉴스'의 발행인 전한길씨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현태 후보(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를 공개 지지했다. 현재는 김현태 후보의 유세 현장을 같이 돌며 선거 운동을 돕는 중이다.

“정파적 방법만 흉내 내면 저널리즘 사라질 것”

유튜브 언론의 정치 개입은 이제 신기하지 않은 일이 됐다. '뉴스공장'처럼 같은 포맷을 유지하더라도 지상파·유튜브 플랫폼에 따라 정파성 정도가 달라진다. 기성 언론마저 유튜브에 진출하며 아슬아슬한 선을 타고 있다.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세상은 유튜버들이 언론을 흉내 낸다고 걱정하는데, 나는 반대로 언론이 유튜브를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 사실의 엄밀함보다 반응의 속도가 앞서고, 취재보다 편집이, 보도보다 해설이 중심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해설이 점점 더 특정한 방향을 향해 기울고 노골적이 되어 간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시장에서 '저널리즘' 구현이 가능할까.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지금을 '프로파간다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안 원장은 통화에서 “20세기 초반, 저널리즘은 정치적 이익, 사업적 이익에 입각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공론장에 내보내는 일을 반대해왔다”며 “이 같은 정치 선전을 '프로파간다'라고 불렀는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런 프로파간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

▲ 2026년 5월7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한 김용남 경기 평택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지난 24일 한 유튜버가 조국 후보의 선거사무원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친민주당 계열이지만 '반조국' 성향의 영상을 지속해서 올리던 인물이다. 과거 서울의소리 기자로 활동하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출근길 지각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서울의소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정식 언론사다. 그는 기자일까 유튜버일까. 그가 운영하는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0만 명으로 웬만한 정식 언론사의 구독자 수보다 많다.

안수찬 원장은 “100년 전 현대 저널리즘이 탄생한 건 대중이 정확한 정보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대중이 요구하는 게 오직 '정확한 정보'인지는 의문”이라며 “부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정보보다는 재미가 압도적으로 수요의 핵심이라고 본다. 재미를 소비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이를 추격하는 양태로 변하고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 저널리즘이 무엇을 할 것인지 새롭게 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기성 언론의 문제 중 하나는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독과점 시대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뒤 “기성언론의 경우 그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실과 주관의 분리, 사실 확인 절차 준수 등 정통 저널리즘을 이제라도 회복해야 한다. 소통을 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차용한 타블로이드성(선정성)을 확대해서는 이도 저도 아닌 존재로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 2026년 4월29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국 경기 평택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후보.

강형철 교수는 “한국 정치 유튜브 중 영향력이 큰 몇몇은 정파성이 너무 강할 뿐 아니라, 과거에 소위 '조중동'이 그렇게 했다고 비판받는 정치적 구도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정 유튜브를 중심으로 팬덤이 모이고, 이들 중 일부가 정당에 가입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당 스스로 선거 절차 등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수찬 원장은 “현대 뉴스와 미디어가 고전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정확한 정보'를 '재미와 흥미'를 통해 전달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재미와 흥미에 대한 노하우가 없으니깐 유튜브에서의 프로파간다 기법을 흉내 내 정파성을 가미하거나 섣부른 의견과 해설을 가미하는 식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재미와 흥미를 중심으로 하는 정파적 방법만 흉내 내면 저널리즘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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