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전자 반도체 '피크아웃'은 2029년?
2028년까지 200조, 2029~2035년 100조
'2028년 정점찍고 이익 하향'에 노사 합의
슈퍼사이클에 들어선 반도체는 언제 정점을 찍을까?
투자자라면 누구나 궁금할 질문이다. 지난해 '5만 전자'로 놀림 받던 삼성전자 주가는 30만원을 돌파했다. 상승세가 더 가파른 SK하이닉스 주가는 200만원을 넘겼다. 언제 주식을 팔지 고민하는 삼성전자 주주도, 언제 주식을 살지 고민하는 '포모족'에게도 '반도체 정점 시기'는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증권가는 장밋빛으로 전망한다. 지난 20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50조원에서 50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16% 올린 573조원으로 제시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와 맞물려 반도체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2000년 '닷컴 버블'과 같은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탄탄한 반도체 수요와 영업이익률이 70%가 넘는 반도체 회사의 실적을 보면, 단순히 기대만으로 오르던 '닷컴 버블'과 비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반도체 회사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보통 회사는 장기 전망을 공개하지 않지만 최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과정을 보면 '힌트'가 나온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서명한 '2026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를 보면 'DS(반도체)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하되,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매해 마다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고, 2029년부터 2035년까지 매해 마다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한다'고 합의했다.
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노사가 진통 끝에 어쩔 수 없이 공개한 협의 사항에는 일종의 '영업비밀'인 회사 측의 반도체 장기 전망이 담겼다.
이 합의 사항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삼성전자 노사가 전망한 반도체의 피크아웃은 2029년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영업이익 목표가 2028년까지 이어지고 2029년부터는 꺾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점이 더 일찍 올 수도 있지만 2029년을 기점으로 실적의 변곡점이 온다는 점은 회사 측인 인정한 셈이다.
두 번째는 호황 사이클이 오래갈 수 있다는 점이다. 2035년까지는 영업이익 100조원을 목표로 걸 수 있을 만큼 호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수백조원대 영업이익이 전망되면서 '영업이익 100조원 목표'가 쉽게 보일 수 있지만,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024년 32조원대, 2025년 43조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반도체는 원래 사이클 업종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2~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데이터센터 등으로 AI칩의 핵심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황이 더 오래가는 '슈퍼사이클'이 찾아왔다는 분석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슈퍼사이클'도 분명 그 끝은 있다. 회사 측의 전망대로 2028년에 정점을 찍을지, 앞으로 10년간 슈퍼사이클이 지속될지 지켜보자.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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