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 줄이는 ‘삼성 공장’⋯ 노조 리스크가 쏘아올린 ‘무인공장’

천원기 기자 2026. 5. 2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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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갈등에 무인공장 ‘속도전’
삼성전자, 2030년 ‘AI 자율공장’
31조 성과급 부담, 로봇 명분 됐다
500대 기업, AI 전환하면 생산성↑
로봇 연간 유지비 대당 1400만원
현대차그룹 1인당 인건비 1억 넘어
현대차 이어 LG도 ‘로봇 공장’ 속도
‘무인공장’ 산업계 트렌드로 ‘확산’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를 덮친 ‘노조 리스크‘가 대한민국 산업계 전반에 ‘피지컬 인공지능(AI)’ 등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십조원의 성과급 청구서가 역설적으로 ‘무인공장’ 전환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 기지를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자재 입고부터 조립·출하까지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과 품질 AI 에이전트를 투입하는 구조다. 생산라인을 관리하는 오퍼레이팅봇, 조립봇, 물류봇, 환경안전봇 등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 투입이 핵심이다.

제조 현장뿐만 아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 업무망에 이달 중 자체 AI ‘삼성 가우스‘ 등을 도입하는 등 삼성전자는 사무직 업무의 AI 대체도 서두르고 있다.

애초 기술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졌던 삼성의 무인공장 전환은 최근 노조 리스크와 맞물리면서 비용 절감과 인력 대체란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은 올해 실적 전망치 기준 최대 31조원 규모다. 삼성전자의 1년 치 연간 연구개발비와 맞먹는다. ‘성과급 주려다 미래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설상가상 반도체(DS)와 비반도체(DX) 부문 간 극심한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노노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성과급발 노조 리스크가 파업 위기에 이어 노노갈등으로 번진 셈이다.

재계는 파업 같은 인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삼성이 생산 현장의 구조 전환에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AI 도입의 결정요인 및 성과 분석-사업체패널조사’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기업일수록 AI 전환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뚜렷했다.

월급과 성과급 등 지속 상승하는 인건비 만큼 생산성은 오르지 않는 ‘고비용·저효율’ 노사 관계를 로봇이 깰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은 대한민국 제조 현장의 고질적인 인적 리스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뼈아픈 계기“라고 일갈했다.

사진 왼쪽부터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차그룹 제공.

이미 삼성전자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좌교수인 오준호 미래로봇추진단장을 필두로 무인공장 전환을 공식화했다. 오 단장이 창업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로 확대하면서 최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로봇 도입의 압도적인 경제성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신공장을 시작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투입 계획을 공개한 현대차그룹의 경우 로봇 1대가 근로자 3명의 몫을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계열사의 1인당 연간 인건비는 1억3000만원 안팎이다.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연간 유지비는 대당 1400만원 수준이다. 생산직의 단 10%만 로봇으로 대체해도 연간 1조70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업계는 추산한다.

사람의 손을 줄이는 작업은 이미 산업계 전반의 트렌드다. 정부의 제조 AI 전환(M.AX) 전략에 맞춰 LG전자는 가전 조립 라인에, SK에너지는 고위험 석유화학 공정에 각각 휴머노이드를 투입하고 실증 작업 중이다. 극심한 구인난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재 리스크를 안고 있는 한화오션 등 조선·방산 업계도 용접·도장 등 고강도 공정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