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대 몇’ ‘여기는 사수해야’···정청래·장동혁은 왜 ‘6·3 지선 승리 기준’ 말 안할까[여의도앨리스]

6·3 지방선거가 8일 남은 26일까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승리 기준이나 목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는 차기 당대표 선거 예선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대표직 재신임 투표의 성격을 띤다. 기준이 정해지면 선거 결과에 따라 승패가 명확해지고 계파 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당 지도체제 개편 논의로 이어질 수 있어 양당 지도부가 모두 언급을 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승리의 기준을 묻는 말에 “몇 대 몇은 승리이고, 몇 대 몇은 패배라고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 하나라도 더 이기는 게 목표”라며 “6개 접전지 중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저희는 수치로 목표를 갖고 있지는 않다”며 “한 곳이라도 더 이기는 것,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이 저희의 목표일 수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자들의 익명을 전제로 한 개별 질문에도 승리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오만 프레임’을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겸손하게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일부 친이재명(친명)계에선 차기 전당대회를 의식한 당 지도부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은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아주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줬고, 그 환경 내에서 생존하고 승리하는 것은 주체(지도부와 후보)의 역할”이라며 “선거 전략을 수립하려면 목표가 먼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목표는 밝히지 않고 전략만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친명계 인사는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숫자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어떤 지역을 지켜야 한다’ 같은 기준은 말해야 한다. (기준 없이는) 잘 되면 내 공, 안 되면 다른 사람 탓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당 입장에선 기준이 정해질 경우 ‘승리의 공은 누구 것이냐’도 논쟁거리가 돼 부담이 될 수 있다. 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지방선거를 압승하면 정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서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한 친명계 의원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정청래 대표 리더십에 의한 선거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업적을 가지고 치르는 선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구체적인 선거 승리 기준이나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디서 이길 수 있다, 이렇게 자신감을 내비칠 단계가 아니다”라며 “경북 외에는 여론조사에서 확실히 유리한 지역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2월14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 3월24일 TV조선 인터뷰 등에서 서울·부산을 선거 승리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이후에는 언급이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선거 승패가 장 대표 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 임기는 2027년 8월까지지만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당권파 내부에선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2곳만 확보했다. 한 당권파 인사는 “이번에 광역단체장 4석 정도를 확보하면 당원 재신임 투표로 돌파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계엄과 탄핵 후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2018년보다 많은 단체장을 확보하면 승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이나 부산을 이기면 그것이 장 대표의 공이냐. 승리의 기준이 애매하다”며 “확실한 것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승리한다면 장 대표의 실패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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