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삼전닉스 레버리지ETF '정면승부'
삼성운용, 초기 설정액 2.4조원
AP 25곳 확보 등 유동성 강점
미래에셋, 총보수 연 0.0901%
'음의 복리효과' 손실은 주의해야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앞두고 자산운용업계 점유율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아 레버리지·인버스 ETF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사상 최대 규모의 초기 설정액과 업계 최다 유동성공급자(LP)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규모 외국인 자금과 초저보수를 앞세워 정면 승부에 나섰다. 반도체 대장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큰 만큼 초기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삼성·미래, 잇달아 간담회 개최
ETF업계 1, 2위인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26일 잇달아 간담회를 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운용은 ‘규모의 힘’을 전면에 내세웠다.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2종의 초기 설정액은 총 2조4000억원으로, 역대 ETF 중 최대 규모다. 유동성 인프라도 강점으로 제시했다. 지정참가회사(AP) 25곳, LP 15곳을 확보했는데, 이는 업계 최다 수준이다. LP 간 완전 경쟁을 통해 호가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운용은 레버리지 상품의 설정·환매 방식을 ‘현물 납입형’으로 설계해 숨겨진 비용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운용사와 LP가 현물(주식)을 직접 주고받는 구조로 펀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권거래세와 매매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KODEX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총보수는 연 0.29%다.
미래에셋운용은 ‘외국인 유동성’을 승부수로 띄웠다. ‘TIGER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2종의 상장 규모(약 1조3000억원) 중 3290억원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나왔다는 설명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부사장은 “상장 첫날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활발히 매매하면서 압도적인 유동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총보수도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901%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현물 납입형을 선택한 삼성운용과 달리 미래에셋운용은 펀드 설정·환매를 현금으로 진행하는 ‘현금 납입형’ 구조를 적용했다. LP가 현물 주식을 직접 넘겨받지 않아도 되는 만큼 LP의 거래세 부담이 줄어들어 더욱 촘촘한 호가 제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한편 다른 운용사도 보수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경쟁사도 총보수를 연 0.0901%로 낮췄다.
◇高변동성은 주의해야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등 총 8개 운용사가 출시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총 16개다. 레버리지가 14개, 인버스가 2개다. 이들 ETF의 초기 설정 규모는 4조1227억원에 달한다.
시장의 관심도 높다. 최근 국내 증시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견인하고 있어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금융투자교육원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교육’을 수료해야 하는데 전날 기준 이 교육 신청자는 14만4357명, 수료자는 13만4085명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를 계기로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대표지수형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삼성운용이 90% 이상을 점유해 왔지만,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한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테마 ETF에 강점을 지닌 운용사들이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변동성과 관련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 특성상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면 ‘음의 복리효과’로 손실 폭이 커질 수 있어서다. 예컨대 기초자산이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하면 일반 상품 손실률은 4%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 손실률은 16%까지 높아진다. 특히 개별 기업의 실적 등에 따라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기 매매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윤/전예진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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