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옷은 결국 여기서"…홈쇼핑 남성복 뜻밖의 흥행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40~50대 남성 사이에서 홈쇼핑 남성복이 새로운 구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을 직접 찾아가기는 번거롭고 온라인몰에서는 사이즈와 핏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편이 커지면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신세계백화점·신세계인터내셔날과 손잡고 선보인 남성복 브랜드 ‘신세계맨즈컬렉션’은 이런 빈틈을 파고들며 출시 초기부터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맨즈컬렉션은 이달 방송에서 평균 목표 대비 150%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남성 고객 비중은 신세계라이브쇼핑 전체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았다. 40~50대 고객 구매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지난해 가을 론칭 당시에는 4개 아이템만으로 약 30억원의 주문금액을 올렸다. 올해는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땅히 살 곳 없다” 불만 파고들어
중장년 남성복 시장은 오랫동안 유통업계의 빈틈으로 꼽혔다. 젊은 층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SPA 브랜드를 활용하고, 고가 정장은 백화점 브랜드가 담당했다. 하지만 40~50대 남성이 일상에서 입을 만한 비즈니스 캐주얼은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좁았다. 백화점 남성복은 가격 부담이 크고, 온라인몰은 직접 입어볼 수 없어 반품 가능성을 감수해야 했다.

신세계맨즈컬렉션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지난해 가을 선보인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다.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브랜드를 신세계라이브쇼핑이 라이선스를 통해 재구성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디자인을 맡았다. 신세계 계열사의 유통·패션 역량을 한데 모은 브랜드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브랜드 콘셉트는 ‘기본에 충실한 옷’이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한 디자인을 줄이고, 프리미엄 원단과 차별화된 패턴을 활용해 실용성과 품질을 앞세웠다. 정장을 입던 중장년 남성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캐주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기획 과정에는 남성 쇼핑호스트 이민웅이 브랜드 매니저로 참여했다. 15년간 남성복을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재와 색상, 패턴, 가격 등 상품 기획 전반에 의견을 냈다. 단순히 방송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고객 반응을 상품 개발에 반영한 셈이다.
홈쇼핑 업계, 남성복 품질 경쟁
신세계맨즈컬렉션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추진하는 단독 상품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여성 패션 브랜드와 조선호텔 협업 HMR, 울릉도 크루즈 상품 등 신세계 계열사의 자산을 활용한 차별화 상품을 확대해왔다. 신세계맨즈컬렉션은 이 전략을 남성복으로 넓힌 사례다.
올해는 ‘위켄드 라인’을 새로 선보였다. 출퇴근과 주말 나들이에 모두 어울리는 옷을 표방한 라인이다. 데님과 니트, 재킷 등 기본 아이템부터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구성했다. 평소 정장 중심으로 옷을 입던 고객도 부담 없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오프라인 접점도 넓히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신세계맨즈컬렉션 팝업 매장을 열었다. 홈쇼핑에서 본 제품을 백화점 공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시도다. 방송과 앱, 백화점 매장을 연결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중장년 남성 패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40~50대 남성은 구매력이 있지만 패션 정보 탐색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찾으면 반복 구매하는 경향도 강하다. 신세계맨즈컬렉션 방송에서 남성 고객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도 이 같은 특성과 맞닿아 있다.
과제는 브랜드 지속성이다. 홈쇼핑 패션은 방송 편성과 시즌 상품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다. 초반 흥행을 장기 브랜드로 이어가려면 사이즈 안정성, 소재 만족도, 반복 구매를 끌어낼 만한 라인 확장이 필요하다. 단순히 “신세계가 만든 옷”이라는 신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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