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 트렁크에 골프백 4개…실용성ㆍ품격 多 잡아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 AMG 라인 시승기

[대한경제=강주현 기자]메르세데스-벤츠 GLE는 비즈니스의 격식과 가족을 위한 실용을 동시에 원하는 운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한 준대형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차가 주는 품격, 이른바 ‘하차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주말이면 가족을 태우고 캠핑을 떠나거나 동료들과 카풀 골프 라운딩에 나서기에 안성맞춤이다.
시장의 반응도 좋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쿠페 모델을 포함해 국내 시장에서 2524대 팔렸다. 수입차 중 8위, 준대형 수입 SUV 중에선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해에도 총 6347대 팔리며 수입차 9위에 올랐다.
GLE 중에서도 ‘GLE 450 4MATIC AMG 라인’은 이 품격과 실용성을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맞춘 모델이다. 트렁크에 풀사이즈 골프백 4개가 거뜬히 들어가고, 2열은 자녀를 태우기에 넉넉하다. 최근 블랙 콘셉트의 한정판 ‘나이트 에디션’을 타고 서울~춘천 왕복 약 180㎞ 구간을 고속도로와 시내도로를 섞어 5시간 반가량 달려봤다.
GLE 450의 핵심은 가솔린 직렬 6기통 3.0리터 터보 엔진(M256)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ㆍm의 힘을 발휘한다. 직렬 6기통 엔진은 구조적으로 진동이 적어, 회전 질감이 매끄럽다. 실제로 엔진을 깊게 돌려도 거친 떨림 없이 일정하게 회전수가 올라갔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놓인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ISG)는 가속 초반 터보 엔진의 반응 지연(터보랙)을 전기 모터로 메워준다.
정차 시 시동을 끄고 출발할 때 다시 거는 오토 스타트-스톱이 작동해도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디젤 패밀리 SUV에서 흔히 지적되던 진동ㆍ소음 스트레스를 확실히 덜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2.4톤(t)에 육박하는 차체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6초 만에 끌어올리지만, 가속은 난폭하지 않다. 출력이 급하게 터지기보다 묵직하게 차체를 밀어낸다. 다만 이름값에 비하면 출력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9단 변속기는 변속 충격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복합연비는 리터(ℓ)당 8.4㎞다. 서울~춘천을 오간 뒤 실연비는 9.9㎞/ℓ였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 비중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2.4t급 대형 SUV로서는 무난한 수치다.
GLE 450에는 노면 상태와 속도에 따라 차고와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받아내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다만 승차감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노면의 굴곡을 따라 차체가 위아래로 일렁이는 움직임이 제법 크게 남는다.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둥실거리는 느낌이 길게 이어지는 식이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이 출렁임은 줄지만, 대신 노면의 잔진동이 그대로 올라온다. 두 모드 모두 만족스럽긴 어려워, 운전자가 주행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모드를 바꿔 쓰는 편이 낫다. 다이내믹 셀렉트(개인설정)를 활용해 서스펜션 세팅을 스포츠로, 나머지 설정은 기호에 맞게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출렁임은 속도를 올리면 사라진다. 에어 서스펜션이 차고를 낮추고 댐퍼를 조이면서 차체를 노면에 단단히 붙인다. 고속도로 차선 변경에서도 상체가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궤적을 그렸고, 제동 시 앞머리가 수그러드는 노즈다이브도 잘 억제됐다.


실용성은 이 차의 분명한 강점이다. GLE 450의 휠베이스는 2995㎜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그만큼 2열 공간이 넉넉하다. 전동 리클라이닝으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시트를 깊게 눕히면 패밀리카로 쓰기에 충분히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4존 개별 공조와 2열 열선 시트, 천장을 넓게 덮는 파노라믹 선루프도 갖췄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630ℓ다. 무거운 짐을 실을 때는 트렁크 안쪽 레버로 뒤쪽 차고를 낮출 수 있어 허리 부담이 적다. 트렁크 측면 구조물이 안쪽으로 크게 불거지지 않아, 2열을 접지 않고도 풀사이즈 골프백을 4개가량 실을 수 있다. 2열을 접으면 적재 공간은 더 늘어난다.
시승차인 GLE 450 4MATIC AMG 라인 나이트 에디션의 가격은 1억4060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부가세 포함)이다. 나이트 에디션이 아닌 일반 AMG 라인은 1억3760만원이다. 나이트 에디션은 옵시디안 블랙 외장, 다크 크롬 도어핸들, 22인치 AMG 블랙 휠, 블랙 나파 가죽 실내 등을 더한 한정판으로, 국내 77대 한정으로 출시돼 현재는 대부분 판매됐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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