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납기 경쟁력' 앞세운 한국 맹추격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다음달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CPSP의 우선협상대상 후보군(숏리스트)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TKMS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사업 규모는 후속 군수지원(MRO) 등을 포함할 경우 최대 10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으로 평가된다.
당초 분위기는 독일 우세론이 강했다.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데다 독일 역시 핵심 유럽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지정학적 이점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독일이 상당히 앞서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모두가 독일의 수주 가능성을 점쳤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는 한국 잠수함의 실증 경쟁력이 꼽힌다.
지난 24일 캐나다 빅토리아항에는 한국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입항했다. 한국 잠수함이 태평양을 횡단해 캐나다에 도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진해군항을 출발해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를 거쳐 캐나다까지 약 1만4000km를 항해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항해 자체가 한국 잠수함의 장거리 잠항·항속 능력을 입증하는 '실물 시연'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만4000km 항해는 잠수함의 지속 작전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캐나다처럼 광활한 해역을 운용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보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이 실제 운용 중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독일 TKMS의 경쟁 기종은 아직 개발 단계이지만 한국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이미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이다.

한국 해군은 잠수함뿐 아니라 대구급 호위함과 군수지원함 화천함도 별도로 캐나다에 전개하고 있다.단순 잠수함 세일즈를 넘어 한국 해군 전체의 원양 작전 역량과 군수지원 체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오는 27일부터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방산전시회 'CANSEC 2026'에도 참가한다. 다음달 숏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현지 정부·군 관계자를 상대로 한 막판 수주전이 본격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잠수함 자체 성능보다 산업협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나다가 단순 무기 도입이 아니라 자국 제조업 생태계와 공급망 재편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 등을 중심으로 수소·자동차·조선 공급망 협력을 연계한 패키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 트레일러 계열사를 통해 캐나다 현지 딜러사와 수소전기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사협회와 기동무기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의 지정학적 우위는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캐나다가 NATO 회원국인데다 북극권 안보 협력 측면에서도 유럽 동맹과의 관계를 중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캐나다가 기존 동맹 관계 강화보다 공급망 다변화와 새로운 산업협력 파트너 확보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북미 제조업 경쟁력 강화 흐름 속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실질적 경제 효과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독일 우세 평가가 강했지만 한국이 충분히 경쟁 가능한 구도로 바뀐 분위기"라며 "다음달 숏리스트 결과가 사실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kern@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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