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티지 수혜 기업을 찾아라]①LG전자
HVAC發 실적 랠리 “칠러 매출 1조 조기 달성”

‘삼전닉스’ 제친 LG전자의 반전… 백색가전 틀 깨고 ‘피지컬 AI 인프라’ 원톱 도약
AI 데이터센터 냉각 ‘풀가동’…넥스트 쇼티지는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
[대한경제=심화영 기자]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 대세 상승장 속에서 시장의 뜨거운 화두는 단연 ‘쇼티지(Shortage·공급부족)’다. AI 혁명이 촉발한 전방위 인프라 폭증은 이제 반도체 병목을 넘어 전력과 냉각, 소재 등 후방 산업계의 극심한 물량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 본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없어서 못 파는’ 쇼티지 수혜 기업을 집중 조명하는 [쇼티지 기업을 찾아라] 기획 연재를 시작한다. 그 첫 주인공은 만년 저평가 가전주를 탈피하고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으며 이달에만 주가가 74.5% 폭등한 LG전자다. <편집자>
시장의 시선이 온통 반도체 투톱(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려 있는 동안, 정작 이들을 제외한 전자 대기업 중 최고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주인공은 LG전자다. 만년 ‘저평가 가전주’의 굴레에 묶여있던 LG전자가 반도체 광풍을 넘어 시장의 원톱 수혜주로 올라선 비결은 무엇일까.
26일 LG전자의 올해 1분기 보고서와 산업 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이 불러온 냉각 설루션(HVAC)의 극심한 ‘공급 부족(Shortage·쇼티지)’과 고부가가치 B2B 기업으로의 ‘완벽한 체질 개선’이 주가 폭등의 핵심 원동력으로 나타났다.
AI 산업이 폭발 성장하면서 이제 시장의 병목 현상은 단순 GPU 수급을 넘어 전력 인프라와 냉각 설루션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LG전자가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LG전자를 더 이상 단순 백색가전 제조사가 아닌,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과 칠러(초대형 냉각기), 나아가 로봇 액추에이터까지 연결되는 핵심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성장세는 숫자로 증명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11.8% 웃돌았고,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실적 랠리의 핵심 축은 에어컨과 초대형 공조를 담당하는 ES(Energy Solution) 사업본부다. 올해 1분기 ES사업부문의 에어컨 평균 가동률은 무려 134.7%에 달했다. 분기 기준 생산능력(333만7000대)을 실제 생산량(449만4000대)이 훌쩍 넘어섰다.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초과 가동’ 상태다.
이는 주요 사업부 가운데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같은 기간 냉장고 가동률은 121.2%, 전장의 VS사업본부는 103.2%를 기록한 반면,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TV 가동률은 69.2%에 머물렀다. 가전과 TV의 희비가 엇갈리는 사이, HVAC가 AI 시대를 이끄는 초고수익 쇼티지 사업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LG전자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향 냉각 시스템 수주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가정용 브랜드를 넘어 공랭과 수랭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냉각 설루션 기업으로 진화했다. 현재 회사는 초대형 냉각기인 칠러를 비롯해 CDU(냉각분배장치), 액체냉각, 히트펌프 등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열관리 기술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신동훈 LG전자 ES사업본부 상무는 “당초 2027년을 목표로 잡았던 칠러 매출 1조원 달성 시점이 대폭 조기 달성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인프라 장악을 위한 엔지니어 생태계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국내에서 4000명 이상의 설치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 서비스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을 통해 1000명 이상의 전담 엔지니어를 확보한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43개국에서 연간 3만명 이상의 글로벌 HVAC 전문 엔지니어를 교육하며 인프라 장벽을 높이고 있다.
LG전자의 또 다른 예비 쇼티지 분야는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다. 로봇 제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관절 부품인 액추에이터는, 향후 본격적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개화할 때 가장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을 대표적 하드웨어로 꼽힌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액추에이터 초도 물량 양산에 돌입하며 고도화된 양산 시스템을 다지고 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2027년 글로벌 공급망 진입, 2028년 홈로봇 상용화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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