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신호 지나 공보다 빨리 세이프…다리 다쳤던 KT 허경민, 두려움 삼킨 투지

KT 위즈 허경민(36)은 26일 잠실구장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5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3위 KT는 시즌 28승1무19패를 마크해 1위 삼성 라이온즈(28승1무18패), 2위 LG 트윈스(29승19패)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KT의 승리에는 허경민의 집중력이 단단히 한몫했다.
KT는 0-0으로 맞선 4회초 2사 후 허경민의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후속 김상수의 결승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다.
단타에도 한 베이스 더 달린 허경민의 주루가 돋보였다.
이때 두산 좌익수 김민석의 홈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다.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허경민의 발이 더 빨랐다.

타구의 비거리가 다소 짧다고 판단한 최만호 KT 작전코치는 2루서 3루로 달려오는 허경민을 향해 멈춤 지시를 내렸다.
허경민은 경기 후 “내 미스다. 코치님께서 판단하신 게 있는데, 맞는 순간 ‘무조건 (홈에) 들어간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코치님의 신호를 늦게 확인해 버렸다. 신호를 확인했을 땐 ‘지금 멈추면 3루서 아웃될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 내 다리를 믿고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다.
허경민의 과감한 판단은 이날 결승 득점으로 이어졌다.
김민석의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어도 포수 윤준호의 미트가 몸에 닿기 전에 이미 허경민의 발이 홈플레이트를 지났다.
허경민은 “아웃됐다면 코치님께 불려 갔을지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홈에 들어간 순간 ‘무조건 살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만약 최초 판정이 아웃이었다면 내게 확신이 있었으니 우리 벤치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벤치서 이강철 KT 감독이나 최 코치가 장난스럽게 혼내진 않던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제 나이가 있어 배려해주시는 건지 특별히 얘기하신 건 없었다”며 웃었다.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차례 전열을 이탈한 허경민은 한 베이스 더 뛰는 주루를 펼치다 다쳤지만 어떠한 두려움 없이 허슬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더구나 이날 잠실구장에는 경기 내내 내린 비로 그라운드의 상태가 좋지 않아 부상 우려가 있었다.
허경민은 “일기예보에도 비 예보가 있어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경기 후에는 한 주의 시작을 잘 풀어 가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하루 승리만 생각하겠다. 모두 함께 힘을 합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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